사업도 운이 따라야 한다.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복이 있는 관상인지, 복이 없는 관상인지 살펴볼 일이다. 주택사업자들은 작년과 재작년에 주택시장에서 벌었던 돈 금년 들어 다 까먹고, 장기 침체된 주택경기로 인해 지금 보따리를 싸느라 분주하다. 버티다가는 부도를 맞게 생겼으니 어찌해야 할까?
중견건설업체들이나 영세건설업체들은 자금사정이 열악하여 아파트나 주택을 분양 했다가 50%이상 미분양 한 번만 나면 눈물을 머금고 회사를 접어야 한다. 지금 주택사업자 10명중 6명은 곧 보따리를 싸야 한다니 그들에게 딸린 12만 2000개의 일자리는 어떻게 지켜야 하며, 미분양 아파트는 어찌해야 할지 답이 없다.
이삿짐 센타, 도배 등 인테리어 업체, 부동산중개업소들도 일손을 놓았다. 부동산 위축을 이겨낼 해법을 모색해 봐도 마땅한 답이 없다. 길은 하나, 조정대상지역 풀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풀고, 거래세 인하하면 금방 되살아 날 것이나 칼자루는 정부에서 쥐고 있고, 정부는 그럴 마음이 손톱만치도 없다.
이러다보니 전문가 대부분도 내년 집값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침체다. 경제의 한축인 부동산시장의 거래가 두절됨으로 인해 시중 경기 또한 얼어붙었다. 매달 또박또박 돈을 받는 월급쟁이 외에는 살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장사가 안 돼 벌어먹고 살길도 없고, 일자리가 없어 일할 자리도 없다면 앞으로 살아갈 일이 큰일이다. 집값은 내려간 듯 하다가 멈춰있고, 자고나면 임대주택 짓는다고 해도 임대주택에 들어가 잘 살고 있다는 사람도 찾기 어렵다. 겨우 집을 살 형편이 되는 사람도 집을 사야 할 것인지 아리송하다.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집값에 속은 사람들이 많다. 멈춰있는 부동산시장에서 또 속을까 염려되리라. 지금이 집을 사는 시기도 같지만, 앞으로 1억만 더 내린다면 그때 사겠다고 다짐하시겠지? 그걸 장담할 수 없는 게 부동산시장이다. 내리기는커녕 더 올라버리면 또 속았다고 할 테니까,
집이 팔려야 오고가고 인구가 이동한다. 그런데 지난 3월 국내 이동인구가 64만 명으로서 1975년 이후 최저라고 한다. 인구가 이동하지도 않고, 출생숫자도 없고, 그냥 사는 자리에서 물만 마시며 살아야 할 판이다. 집값을 잡는 건 좋지만, 사회가 이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
1가구 다주택자들이 빚을 못 이겨내고 값을 낮추어서라도 집을 팔아야 하는데 아직 여유가 있어 값을 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갈아타기를 할 1가구1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못해 이사도 못가고, 새 아파트에 입주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땅값은 야금야금 오르고 있고~
집을 살 사람들은 ‘값을 더 내려 봐라. 내가 왜 안 사나?’ 마음속의 열쇠를 잠갔다 풀었다 한다. 그런데 경매로 넘어가도 값은 내리지 않으니 이상한 부동산시장이다. 집을 팔아 전세보증금 반환 등 빚을 정리하나, 경매로 정리하나 어차피 돈이 모자라기는 마찬가지인지라 그냥 버티는 모양이다.
집을 못 팔아 애를 먹고 있는 사람은 ‘집 가진 죄’로 고생을 한다지만, 전세 사는 사람은 아무 죄 없이 보증금을 받지 못해 이사를 못가는 사람도 있으니 이 또한 딱할 노릇이다. 세 얻어 입주 할 때는 보증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어쩌다 얽히고설키어 못 받을 수도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사는 사람도 늘어간다. 이럴 때 자칫 시세보다 높은 값에 살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후순위 소액 빚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그런 후순위 소액채무는 가압류가 되어 있다. 경매로 넘어오지 않는 이상 그런 빚은 매수인이 안고 사게 된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미분양을 사 입주기간이 넘었는데 집도 팔리지 않고, 대출도 안 되어 이사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말 난감하다. 5천만 원에서 1억 된 계약금을 포기하는 건 둘째이고, 중도금에 대한 이자와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면 집 한 채 분양받았다가 망하는 셈이 된다.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여기저기서 분양했던 이른바 ‘분양형 호텔’은 대부분 소송에 돌입했다. 또박또박 월세주고, 잘 관리해준다고 하더니 월세는커녕 매달 관리비만 나가고 있고, 호텔은 2-3년씩 비어 있으니 사기분양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은 잘 되면 내복이고, 못 되면 남의 탓이고,
평택 미군부대가 있는 동네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 임대주택에 들어 올 주한미군 관계인들이 3-4만 정도 되는데 집 장사들이 5-6만 이라고 부풀려 지어 남는 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땅을 사라고 일러 줘도 우기고 집을 짓더니 어쩔겨? 망하는 집은 도둑이 들어와도 개가 안 짓는다고 하더라.
지금은 고강도 부동산대책에 ‘투자와 고용 감소’, ‘거래 급감. 매매 값 하락’, ‘분양 넘치고, 입주물량 홍수’, ‘주택경기 침체와 일반 경기 추락’ 등 사면초가다. 이럴 때 넘어지면 못 일어난다. 어렵더라도 넘어지지 말자. 이런 위기를 잘 이겨 넘기는 사람은 몇 년 후 환하게 웃을 것이고, 또 성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