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 퇴직한 김수용(62·가명) 씨. 지난해 그는 귀농을 위해 고향인 충남 서천에 집을 새로 짓기로 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건축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아봤다. 건축 업체마다 차이가 컸지만 보통 3.3㎡당 400만∼500만원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다. 예산이 넉넉치 않았던 김씨로선 여간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모듈러주택 전문 업체를 소개받았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모듈러주택 가격은 3.3㎡당 320만∼350만원 선. 기존 목조주택 건축비의 70% 선에 불과했다.
김씨는 "이 업체로부터 바닥면적 19.2평짜리 목조주택을 630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며 "전체 공정의 80%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이라 제작 기간도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아 편리했다"고 말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모듈러주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주택보다 시공 기간이 짧은 데다, 가격도 최대 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 크레인을 이용하 레고 맞추듯이 조립하는 모듈러주택 설치 과정.
건축비는 낮추고 품질은 높인 첨단 주택
모듈러주택은 기본 골조에서 외장 마감까지 전체 공정의 80%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이를 현장으로 옮겨와 레고 블록을 맞추듯이 조립하는 주택을 말한다. 제작 공정의 대부분이 공장 안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공업화 주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듈러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주택에 비해 제작과 설치가 간편하고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점이다. 주택 공장에서 100% 표준화과 자동화로 제작되는 정통 모듈러주택의 경우 편의성과 경제성이 일반 주택보다 배 이상 뛰어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모듈러주택이 처음 고안된 시점 역시 신속한 도시 재건을 위해 편의성과 효율성, 경제성을 가장 먼저 따질 수 밖에 없었던 전후 복구 시기였다. 건축 전문가들과 건축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주택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시키기 위해 1950년대 초반 유럽에서 처음 개발된 표준화 주택이 바로 모듈러주택이다. 이후 모듈러주택은 일본에 도입돼 지진 등 재난 복구용 주택으로 대량 공급됐다.
모듈러주택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당시 정부가 심각한 주택난 해결을 위해 획기적인 공기 단축과 자배·인건비 절감이 가능하고 균등한 주택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공업화 주택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국내에 모듈러주택이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수요자와 현장 작업자의 인식 부족, 각 모듈간 연결 기술 한계 등으로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그러다 최근 베이비부머의 귀농 주택과 중산층의 세컨드하우스 수요 증가로 경제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모듈러주택의 장점이 다시 부각되면서 모듈러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모듈러주택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듈러주택은 자재의 표준화·규격화, 설계 표준화, 주택 모델화, 대량 생산화 등을 통해 공장에 일괄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제작 공정과 인력 운용이 간편하고 효율적이다. 제작 과정이 간소해지고 제작 기간이 단축되면서 주택 제작에 투입되는 인력도 줄일 수 있다. 효휼적인 인력 운용은 곧 인건비와 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같은 크기의 목조주택이라도 모듈러 방식으로 지으면 건축비가 기존의 일반 목조주택에 비해 최대 30% 이상 낮아 진다.
시공 기간이 짧다는 점도 모듈러주택이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다. 건축 공정의 대부분이 현장에서 이뤄지는 기존 주택의 경우 완공까지 소요되는 시공 기간(30평 기준)은 보통 90일 정도다. 그나마 기후 제약이 많은 노천에서 주택 건축의 전 공정이 이뤄지다 보니 혹서기나 혹한기, 우기 등에는 원활한 공사 진행이 어려워 진다. 반면 모듈러주택은 제작 공정의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뤄져 날씨 등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제작에서 설치까지 최장 30일이면 끝낼 수 있다.
▲ 충북 음성의 스마트하우스 모듈러주택 제작공장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모듈러주택을 둘러보고 있는 답사단 모습. 스마트하우스는 답사단의 호응에 힘입어 오는 6월 15일 답사단을 추가 모집하고 있다.
모듈러주택 제작공장 답사단 모집
제작 기술의 발달로 구조 안전성과 내화·내진·단열성능이 현장 건축방식의 주택 못지 않게 뛰어나다는 점도 모듈러주택이 각광받는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모듈러주택 업체인 렛츠고시골이 판매하고 있는 스마트하우스 시리즈의 경우 북미식 정통 목구조 방식인 2"×6" 방식으로 제작돼 주택 품질이 현장 건축방식의 목조주택 이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다.
재설치와 중고매매가 가능하다는 것도 모듈러주택 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모듈러주택은 기동성이 뛰어난 만큼 살다가 싫증나면 집을 트럭에 실어 다른 곳으로 옮겨 재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고 판매도 할 수 있다. 모듈러주택을 구입해 사용하다가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해 사용하지 못하게 됐을 경우 중고차를 매매하는 것처럼 살던 집을 싼값에 내놓고 양도할 수 있다.
모듈러주택이 주목을 받으면서 모듈러주택 제작공장을 둘러보는 답사 이벤트도 열린다. 모듈러주택 전문업체인 스마트하우스는 6월 15일 충남 음성 모듈러 목조주택 제작공장을 둘러보는 견학 이벤트를 진행한다.
답사단이 이번 답사에서 둘러볼 충북 음성의 모듈러주택공장은 미국식 정통 목구조 방식인 2"×6" 목조주택을 제작하는 곳으로 모듈러주택 제작 과정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답사단은 또 모듈러주택 견학에 앞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대형 전원주택 건축자재 판매·전시장과 경기도 용인 전원주택단지 조성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건축자재 판매·전시장의 경우 목재 등 기본자재부터 마감재, 지붕재, 수전금구 등 주택 건축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자재를 판매하는 곳으로 국내 건축자재 시장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답사에선 답사 참가자들이 목조주택 건축용 목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 목재 칼도마 'DIY' 제작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이번 답사는 6월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서울 도착 시간 기준)까지 진행될 예정이다.출발 장소는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57-10번지 정안빌딩 앞(지하철 2호선 10번 출구 인근)이다.
선착순으로 45명을 모집하며, 참가비는 1인당 3만원(교통비, 점심식사, 친환경 도마 등 포함)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마트하우스 홈페이지(www.smarthousing.co.kr)를 참조하면 된다.
참가문의 1544-7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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