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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옛날 길쌈을 할 때 실타래가 꼬이면 부녀자들이 밤을 새워가며 그 실타래를 푸느라 애를 먹었다. 마당 가운데 놓인 평상은 동네 아낙네들의 집합소였다. 모깃불 피워놓고, 야시시한 이야기 곁들어 한 올, 한 올 가닥을 찾아 꼬임을 푸노라면 어느 덧 새벽닭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풋 호박 부침개로 배를 채워가며 올을 풀었던 그 아낙네들이 지금은 60-70할머니가 됐으리라 모기들이 뜯어 먹은 다리에는 아직도 흉이 남아있고~ 부채로 쫓아도 다시 달려드는 모기, 그 시절은 모기도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요즘 주택시장이 풀지 못할 정도로 꼬인 실타래다. 서울.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기존주택시장은 고요히 잠이 들었고, 매수대기자들은 값만 내려주면 사겠다고 하지만, 팔고자 하는 사람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지난 1년 사이 집을 팔 사람들이나 살 사람들은 버티기 챔피언이 돼버렸다.



상담을 하는 사람마다 어찌해야 집을 팔 수 있느냐고 질문을 하지만, 값을 조금만 내려 보라는 말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집이 안 팔리면 현관에 가위를 걸라는 민간비법이 있긴 해도 부동산투자 상담에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주택투자에도 유행이 바뀌고 있다. 집을 살 사람들은 새 집이 아니면 쳐다보지를 않는다. 따라서 서울이나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광역시도 새 집 짓는 견본주택에만 사람이 몰리고 기존주택시장은 발길을 딱 끊었다.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헌집은 누가 사줄지 그게 염려스럽다. 당신도 새 집으로 이사하려면 헌집을 팔아야 할 텐데 어찌해야 할까? 이 시간에도 새 아파트는 계속 짓는다. 우리나라가 아파트 공화국으로 변한지 30-40년이 되고 보니 이제 헌 집 뜯고 새집 짓는 시대가 돼버렸다.



서울과 수도권은 가는 곳마다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헌집이야 언젠가 다시 지어야 하겠지만, 그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그러나 새 아파트. 재개발. 재건축만 바라보다가는 돈이 많이 들고, 언젠가는 헌집 회귀현상이 나타나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이런 점을 알고 투자하자.



부동산에는 꽃 같은 부동산이 있다. 예쁘고 날렵하고, 아름다운 집이 있다. 요즘 분양하는 새 아파트들이 대개 그렇다. 평면이나 자재나 거기서 거기지만, 눈을 끌어 모으는 집이 있고, 욕심나는 집도 있다. 그런 견본주택일수록 입지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살자.



부동산은 누가 뭐래도 입지 우선이다. 입지를 무시한 채, 집만 보고 계약했다가는 나중에 손해가 따르게 된다. 직장도 다닐 거리가 아니고, 학교도 멀어 짜증이 나면 아무리 예쁘고 아름다운 집일지라도 그건 하숙집에 불과하다.



많고 많은 신도시 중 정말로 살기 좋은 신도시가 얼마나 되는가? 사람은 사람냄새가 나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신도시에 갔다가 다시 옛날 살던 곳으로 돌아오지 않던가? 학교, 병원, 상업시설, 문화시살이 제대로 갖춰진 곳의 헌집을 무시하지 말자.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이 되면 그런 집이 돈을 불려준다.



부동산에는 또 저울 같은 부동산도 있다. 청약비율이 높아 금방 웃돈이 붙을 것이라는 말은 파는 사람의 말이다. 부동산시장은 저울대를 잡는 사람의 마음이 절반 정도 포함되어 있다. 주택은 살기 좋은 곳이라야 하고, 토지는 개발이 이루어지는 곳이라야 한다. 투자에는 꼭 자신의 운도 따라야 함을 아시라.



사람들이 부동산을 팔면 그 돈으로 또 부동산을 산다. 집을 팔면 다른 집을 사거나 땅을 사기도 하지만, 돈을 더 보태 빌딩을 사기도 한다. 아름다운 부동산을 보지 말고, 마치 든든한 산 같은 부동산을 보는 게 옳다. 즉, 사고자 하는 부동산에 미더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열네 번에 걸친 부동산대책 내놓고 집값이 안정되었다고 스스로 위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6만여 가구의 미분양으로 인해 건설사들은 죽을 고비를 맞고 있다. 와중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새 아파트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존주택시장은 부르는 사람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다. 수도권은 값이 야금야금 내리다 멈춰있으나, 서울은 한계점을 통과하고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즉, 수도권은 약보합세, 서울은 강보합세, 지방은 내림세, 신규분양은 펄펄 끓는 냉온탕이 뒤범벅이 되고 있다.



투자에 실력이 있는 귀재들은 이미 주택시장을 떠나 토지시장에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왜 그럴까? 집은 확장 공급과 인구축소로 희망을 잃었지만, 땅은 앞으로 불어날 경제를 생각하면 열 배, 스무 배 커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갈 길이 어두워도 당신만은 확실한 길을 잘 찾아 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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