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최근 서울아파트가격이 다시 꿈틀대자 정부는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시장분위기가 다시 움직이고 있고 불안해하는 실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정부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분양가상한제는 건축원가(택지비+건축비)와 사업자의 이윤을 더해서 분양가격을 계산하게 되는데 직전 분양가나 주변시세를 기분으로 상대평가를 하던 기존과 달리 절대평가 방식으로 택지비 즉 토지매입비용이 감정평가액이어서 실제 매입금액보다 낮을 수도 있다.
2007년 참여정부시절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서울은 25%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계산이 되었다.
최근 분양을 한 강남 디에이치포레센트에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보면 3.3㎡당 분양가격이 4596만원에서 3425만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주변시세가 3.3㎡당 6000만원이 넘으니 안 그래도 남는 장사인데 이렇게 되면 당첨만 되면 로또나 다름없다. 로또 아파트 열풍이 불 수 밖에 없다.
어차피 건설회사들이 가져갈 이익을 수 분양자가 가지고 가는 것이니 그것도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경우 민간건설회사들이 자체적으로 토지를 매입하여 아파트 건설사업을 하는 경우보다는 주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민간아파트 사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양가가격이 낮아진다는 것은 정비사업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당장이야 재건축, 재개발 수익성이 나빠지는 만큼 정부의 바램처럼 부동산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가 오는데 가만히 맞고 있을 사람은 없다.
정비사업을 빨리 서두르면 좋지만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단 기다려보자는 정비사업 조합이 늘어날 것이다.
부담이 더 늘어나는데 무리해서 추진할 재건축, 재개발 조합은 없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3-4년 후 서울의 주택공급은 줄어들 것이다.
분양을 미룰 수 없는 곳에서는 최대한 건축원가를 낮추려는 노력을 할 것이고 품질은 하향평준화가 되면서 최근 고급화한 새 아파트 단지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서울의 새 아파트 희소성이 더 높아질 수 있어서 정부의 기대와 달리 불안심리를 더 자극할 수도 있다.
민간건설회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사업장을 늘릴 이유는 없어진다.
자연스레 공급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성공하려면 전제조건이 주변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침체로 돌아서서 투자심리가 꺾여야 한다.
아 이제는 더 이상 오르지 않겠구나 라는 심리가 형성된 상황에서 새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면 같이 주변아파트 가격도 하향안정이 되지만 지금처럼 투자심리는 살아있고 주변 아파트가격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기존아파트보다 비싸야 할 새 아파트 분양가격을 크게 낮춰버리면 당첨되는 사람만 땡 잡게 되고 투자심리를 더 부추기게 된다.
아파트가격이 다시 오르니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정부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부동산대책이 너무 많이 나와 이제는 어지간한 대책으로는 먹히지도 않는 내성이 생긴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공급감소, 단기적으로는 로또 아파트로 인한 투자심리 자극의 부작용이 큰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득 보다 실이 더 많아 보인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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