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궁극의 규제로서 웬만하면 쓰지 않아야 할 처방이다. 공공택지에 사용하는 것까지도 경제의 순리를 막는 처사라고 지적을 하는 터에, 민간택지에까지 시행하겠다고 공론화 하고 있음은 도를 넘는 정책이다.
실시하게 되면 이번에는 극약처방으로 전매제한까지 더 붙여주겠다고 하니 설상가상이요, 부동산에 뜻이 있는 사람은 할 말을 잃었다. 분양가상한제는 자본주의기본원리인 이윤추구를 제한하는 ‘홍두께 처방’임은 알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 평가한 토지비용을 바탕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건축비에 토지주와 시공사 등의 적정이윤을 더해서 사업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받을 때 지자체와 분양할 값을 정하게 된다. 건설업체는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하고, 지자체는 값을 깎으려 한다.
좋은 집 싸게 분양하면 누가 싫어하겠는가마는, 장사는 수지타산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값을 깎는 일은 장사를 못하게 함이나 다름없다. 지금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으로 집은 짓되 값은 더 내려야 한다는 이치와 같다. 시집은 가되, 몸은 친정에 그대로 있으라는 말과 뭐가 다르겠는가?
건설회사에서 분양을 신청할 때 회사는 105㎡아파트 기준층을 5억에 분양하겠다고 신청해도 지자체에서 4억에 하지 않으면 승인을 해주지 않겠다고 하면, 업자와 지자체간 값이 오르고 내리다 결국 합의하는 선에서 결정되므로 건설사들은 눈앞의 이익을 놓치게 되는 셈이다.
눈앞의 이익만 놓치는 게 아니라, 사업승인을 할 때는 아파트 단지 옆에 붙은 동네공원, 진입도로, 동네운동장 등의 공공사용지를 기부채납으로 받기도 한다. 그게 단지 내에 들어와야 할 것을 단지 밖으로 빼내고, 그 부분의 땅을 잘라 지자체명의로 이전등기를 한다는 것이다.
분양가도 깎아 버리고, 기부채납용으로 땅도 빼앗아 버리면 건설사는 아파트 지어 돈 벌려다 오히려 손해를 보는 수가 있으므로 아파트 짓기를 보류해 버리거나 품질을 나쁘게 내놓게 된다. 입주민들은 대지권이 30평인 줄 알았는데 놀이터나 공원으로 빼가버렸기 때문에 대지권이 25평으로 줄어 재산상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한다.
이런 사례가 여기저기서 벌어지면 건설사들이 집을 짓지 않아 수요는 딸리게 되고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다. 지금이 그럴 위험이 있는 시기다. 앞으로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는다 해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실시와 그에 따른 전매제한기간 설정을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
서울 집값 오를 때마다 경기도에 신도시 지어 결국 경기도까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게 만들었다. 3기 신도시 발표가 나온 이후로 모든 후보지 주민들이 결산반대 집회를 하고 있음은 결국 집값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현재 3기 신도시로 인해 2기 신도시나 그 이웃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불가분의 관계다.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함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인데 지금까지 효력은 한곳도 없었다. 2007년 당시에도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이를 실시한바 있다. 그때 이를 실시하면 집값이 16-29%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와 집값은 절반이 떨어지기도 했고, 아파트 분양받은 사람은 거의 다 망해버렸다.
자, 지금 서울 집값은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분양가상한제는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분양가가 떨어지게 된다. 주변시세와 상관없이 정해진 방식 내에서 가격이 책정되므로 약 30%가 낮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재건축조합원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재건축 한 채 가지고 있다가 그거 입주하면 돈 좀 벌까했는데 법으로 가격을 막아버리니, 이런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내 밥상에는 계란에도 유골(有骨)이다.
건설업계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20%정도 떨어지면 재개발. 재건축사업 수익성 악화로 사업 중단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조밀하게 하되 빨리 서두르는 게 집값을 잡는 방법인데 제사 상차리기도 전에 감 놔라, 배 놔라 등 간섭이 많으니 보통문제가 아니다.
1기신도시와 2기신도시는 서울 집값을 잡는 포수가 아니었고, 경기도를 키워 서울 사람을 빼내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게 먹혀들지 않고, 수도권만 복잡하게 되므로 3기 신도시 후보지 여기저기서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마곡지구 개발이후 재개발. 재건축 외의 주택 대량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 주택 잡는 온갖 대책 다 내놓고, 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대기하고 있다. 서울 양반들 들으시라. 1기와 2기에 이어 3기 신도시도 짓는다고 하지 않는가. 서울 집값 오르지 않도록 경기도로 오시라. 서울 전세가격이면 경기도에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그래도 남는다.
글쓴이 : 윤 정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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