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침체되고, 주택시장이 거래를 멈추자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작은 것만 짓는 유행이 번지기 시작했고, 그 유행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이후 짓는 아파트들은 10채 가운데 9채는 중소형이고, 1채 정도만 겨우 중대형이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국민주택을 기준으로 전용면적 85㎡이상은 중대형으로, 그 이하는 중소형으로 분류한다. 사람 형편이 어려울 때는 작은 집이라도 감지덕지 하지만, 형편이 좋아지면 큰 집을 원하고, 따라서 큰 집값은 값이 오르게 된다. 지금 큰 집들이 슬슬 몸을 풀고 있다.
전용면적이 200㎡정도 되면 큰집 중에서도 큰 집이다. 집이 넓기에 안방에서 부부싸움을 해도 건너 방에서 알 수 없다. 학생 방에서 영화를 상영해도 안방에서 모를 정도다. 서울 강남에서 이렇게 크고 좋은 아파트는 40억이나 50억 정도 한다. 얼른 돈 벌어서 당신도 크고 좋은 아파트 사시라.
지난 10년 동안 작은 것만 짓다보니 이제 근 집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사는 형편이 좋아져서 큰 집에서 살고 싶으나 큰 집이 없다. 금년 신규분양의 내용을 살펴보면 청약비율이 작은 집은 10대 1이었고, 큰 집은 30대 1이었다. 갑자기 큰 집을 어디서 만들어 낸단 말인가?
그동안 큰 집값은 오르지도 않았다. 작은 새 집값과 같기 때문에 이왕이면 헌집이라도 큰 것을 가고자 하는 수요자들이 늘어간다. 그렇다면 작은 새 집에 사는 게 좋을까? 구축이라도 큰 집에 사는 게 좋을까? 구축이라 함은 지은 지 약 20년 정도 되는 집을 말한다.
어떤 사람은 큰 집은 청소하기 어려워 그냥 줘도 못산다고 하더라. 물론, 형편이 안 되니까 억지소리를 해보는 것이겠지. 큰 아파트는 거실, 주방, 안방이 모두 넓은 구조를 갖추고 있고, 욕실이나 다용도실 공간이 충분해서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되던가.
앞으로는 기존 아파트를 사거나, 빌라를 사더라도 재건축. 재개발을 염두에 두고 꼭 큰 것을 사시라. 요즘은 재건축과 재개발에 1+1이 나왔다. 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재건축이나 재개발 조합원이 되면 전용 85㎡아파트 한 채를 주고, 또 59㎡한 채를 더 주게 된다.
시골 재래시장에서 엿을 사봤으면 아시리라. 1천원어치 엿을 사면 200원어치 엿은 맛보기로 주거나 덤으로 준다. 옛날에는 붕어빵도 1천원 어치 사면 10개를 주고 맛보기로 1개를 더 주었는데 지금은 달랑 2개 주고 말더라. 덤으로 받은 엿은 그 자리에서 먹어도 되지만 덤으로 받은 아파트는 3년 이내에 팔지 못한다.
1+1 재개발사업장은 흑석3구억, 흑석9구역, 노량진 11구역, 이문 3구역 등이고, 재건축 사업장은 둔촌 주공, 신반포 3차, 경남,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잠실 진주, 잠실 미성 등으로 모두 금덩어리 땅이다. 이런 곳에서 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큰 집이라고 해서 누구나 한 채를 더 주는 게 아니고, 가지고 있는 집이 전용면적 150㎡를 초과해야 하고, 더 받을 수 있는 집은 전용 60㎡이하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요즘 1+1을 받을 사람들한테 경사가 났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값이 낮아지니까 추가부담금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큰 집에서 살건, 작은 집에서 살건 사는 건 자유지만, 큰 집에서 살다가 다음에 이사할 때 작은 집으로 가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삿짐도 문제지만, 습관이 안 되어 작은 집에서는 답답해서 살지 못한다. 그래서 큰 집에 살다가 망한 사람들은 작은 집을 사지 않고, 큰 집에서 월세를 살다가 나중에 또 큰 집을 사더라.
큰 집에서 살려면 관리비, 전기세, 기타 유지비가 작은 집 보다 몇 배가 더 든다. 재산세도 많고, 종부세 등도 보통사람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다. 감당할 자신이 있을 땐 큰 집이 좋다. 재산세나 종부세를 못내 구청에서 압류를 해놓은 집들이 엄청 많다. 집에 압류 되면 좀 창피하지 않을까
늙어서 부부가 단둘이 살 때는 큰 집이 좋을까?: 작은 집이 좋을까? 생활여건과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은 가족에 비례하는 것이므로 너무 작아도 초라하게 보인다. 또 너무 커도 풍수적으로 좋지 않다고 한다. 집이 커서 빈 공간이 너무 많으면 사람이 집에 눌려 병치레가 잦다고 하더라.
자녀세대와 같이 살 때는 물론 큰 집이다. 손자 손녀가 뛰어 놀아야 하고,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각 속옷 바람으로 살 수 없기에 다소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필자가 늘 강조하는 건 서재다.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쉴만한 정도의 집이 적당한 규모다.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도 서재가 있어야 하고, 자식과 며느리도 서재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오래된 집을 사더라도 1+1도 받을 수 있고, 서재도 갖출 수 있는 넉넉한 집을 준비하자. 지금부터 2년 이내에 큰 집 시대가 올 것이다. 구축이라 하더라도 큰 집이 오를 때는 금방 억 단위로 오른다. 이젠 집을 보고 투자하지 말고, 땅을 보고 투자하는 습관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