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열여덟 번의 폭탄이 떨어졌다. 모두가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이다. 가지 수도 많고, 이중 삼중으로 중복된 것도 많아서 뭐가 뭔지 종잡을 수 없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문제는 1~2년이나, 2~3년 후다. 부동산 대책은 2~3년 후에 영향이 나타나는 법이라 앞으로 주택시장은 값이 떨어질 일만 남았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려면 통할 때를 알아야 한다. 집을 사려거든 1~2년 후에 사길 권한다.
지금 집을 사게 되면 2년 후에는 ‘2019년 꼭짓점에 집 샀다가 망했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2~3년 후에 다시 오르는 일이 있더라도 당분간 내리게 될 것이고, 다음 정부는 부동산 살린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세상살이는 배를 타고 딱 한 번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강 저편에 닿으면 배를 버리고 뭍으로 가서 마을로 들어가게 돼있다. 육신은 버리고 가는 배요, 영혼은 마을로 들어가는 나그네다. 당신도 지금 배를 저으며 마을을 향해 가고 있다.
가는 동안 노를 잘 젓는 게 중요하다. 풍랑도 피해야 하고, 파도도 잘 넘어야 한다. 잘 피하고 잘 넘기 위해서는 통할 때를 알아야 한다. 몸 속에 흐르는 피가 잠시 멈추게 되면 어떻게 되던가. 바로 죽게 된다. 지금은 부동산에 흐르는 피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피는 젊어서나 늙어서나 항시 잘 돌아야 한다. 그래서 피를 잘 돌게 하기 위해 돈의 대명사인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배가 마을에 도착하기까지는 누구에게나 돈은 필요하다. 인생의 휘발유는 돈과 건강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려면 어느 곳, 어떤 부동산에 투자를 해야 할까? 이것만 알면 많이 벌건 적게 벌건 돈은 벌게 돼있다. 투자를 할 때는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라도 잡을 수 있는 부동산이라야 한다.
두 마리 다 잡으면 좋겠지만 세상 일이 그리 쉽게 되던가. 한 마리는 꼭 개발이 있을 지역의 부동산이라야 하고, 다른 한 마리는 인플레를 방지할 부동산이라야 한다. 잡힐 때는 두 마리가 함께 잡힐 때도 있다.
이 정부 들어 3년이 안 되는 동안 열여덟 번째 나온 부동산 대책 모두를 보면 어찌나 복잡한지 그게 이것 같고, 이게 저것 같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대출액이 줄어들고,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많아져서 시장이 힘을 쓸 수 없게 돼버렸다.
부동산은 지금이 통할 때다. 아무리 복잡해도 뚫고 나갈 사람들은 잘 뚫고 나가는 게 부동산 시장이다. 15억짜리 주택을 사는 사람들은 아예 대출이 안 되지만, 그래도 또 뚫고 나갈 것이다. 실 거주기간도 어떻게 채울지 이게 난수표다.
고급주택 기준 9억도 공시가격에서 시장가격으로 변했다. 대출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 묶었으니 앞으로 집을 사야 할 사람들이 더 큰 일이다. 결국 서민들만 어렵게 되지 않을까?
분양가 상한제는 ‘핀셋’이 아니고 ‘망치’와 ‘빠루’다. 강남구 등 13개 구와 30개 동이 지정되었다. 앞으로 상한제 혜택을 받는 잘 사는 동네에 싼 아파트가 공급될 것이기에 아파트 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서울의 웬만한 집은 거의 9억이 넘는데 이제 대출이 어려워 집 사기는 틀렸다. 청와대 비서실에서는 다주택 직원들에게 사는 집만 빼고 모두 팔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이미 집값이 올라버린 상황에서 쉽게 팔릴 수 있을까?
다주택자 집 팔기 바람은 전 부처 고위 공직자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오히려 오른 값에 팔려고 할 것이기에 이제 공직자들과 서민들의 집 사고 팔기 씨름판이 될 것이다.
눌러도 끝이 없이 일어나는 서울 아파트 시장이다. 요즘처럼 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아무리 눌러도 또 일어나는 게 부동산 시장이다. 미국, 일본, 중국, 한국이 모두 정치적 안정권에 돌입하고, 풍부한 유동성이 갈 곳을 찾지 못해 몸부림 치고 있으니 과연 불이 꺼질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앞으로 집을 못 사게 하면 여유자금을 어찌해야 할까? 돈을 자녀들에게 주자니 증여세가 무섭고, 집을 사서 세를 주자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돈을 묻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질문이 줄을 잇는다.
부동산 투자의 먹을거리는 결국 노후대책으로 연결된다. 노인(老人ㆍ나이든 사람)으로 살기보다는 노인(努人ㆍ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할텐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집 투자는 한 물 갔다. 통할 때를 알고 다른 대책을 세우는 게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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