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평소 10년에 걸쳐 변할 가격이나 수요자폭이 1년에 변해버렸다. 우선 값은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몇 달 동안에 급상승을 했고, 평소 크게 변화를 느끼지 못했던 지역들까지 거래가 이어졌으며, 값 또한 서민들에게는 크게 부담될 정도로 올라버렸다.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불씨는 마포, 용산, 성동을 거쳐 강북과 강남 외곽지역에 고르게 불을 지폈고 분당, 하남, 구리, 고양, 인천을 돌아 수원, 용인, 화성, 평택에 불을 질렀다. 그 불씨는 다시 5대 광역시로 퍼지기 시작해 정부와 국민들을 놀라게 했으며 12월 말이 되어 불꽃은 멈추었다.
예년에도 가끔은 지역적으로 부동산값이 오르는 곳은 있었으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음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작년 전국의 주택시장은 별다른 이유나 호재도 없이 공급부족과 유동성 풍부라는 이유만으로 5000만원에서 5억이라는 상승의 그림을 그려 버렸다. 훗날 ‘한 해 동안 집 한 채로 5억을 버는 세상도 있었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반면 작년 한 해는 양극화가 너무 심해 집값이 2~3년 전이나 지금이나 꼼짝 않고 엎드려 있는 지방이 대부분이다. 거래를 물어오는 사람도 없고 중개업소에서는 계약서를 써본 일도 없다. 집을 팔기 위해 현관 위에 가위를 걸어보기도 했지만 값 자체가 없는 걸 어떡하랴. 서울은 더워 죽고 지방은 추워 죽겠다는 이치다.
6만 가구 미분양은 간밤에 잘 잤는지 궁금할 것이다. 서울은 신규분양이 없어도 미분양이 쌓여있는 지방은 신규분양도 많다. 돈이 많아 서울이나 수도권 집값은 올랐다고 하는데 그런 돈이 왜 지방은 가지 않는지? 지금도 사람들은 서울로 몰리고 있음이 사실이다. 서울에서 미끄러지면 수도권이다.
부동산과 돈만 변한 게 아니라 사람들도 변하고 있다. 2019년 들어 수요자나 투자자측이 변한 것이다. 2018년까지는 매수인들은 대개 50대였고 30대나 40대는 극소수였다. 그런데 2019년 들어 주요 수요층은 40대로 변했고 30대까지 가세해 1위 40대, 2위 30대, 3위 50대로 순서를 바꾸었다.
2019년 4/4분기가 되면서 30대가 대거 등장해 부동산 시장 판도를 바꿔버렸다. 회사원 생활, 공무원 생활, 소상공인 생활로는 도저히 집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기에 전세금 빼가지고 대출 많이 받아 집 먼저 사겠다고 서울로 밀고 들어온 것이다. 따라서 서울은 갈수록 만원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3040세대의 대출보유액이 5060세대보다 높다고 했다. 3040세대는 사회진출이 짧기에 돈이 부족해서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9억 이상 주택이나 15억 이상 주택은 대출이 적거나 아예 없어 특별한 현금부자 아니고는 살 수 없게 돼버렸다.
3040세대가 진입하기 좋은 조건은 또 있다. 기준금리가 최저다. 아니 앞으로 한 번쯤은 더 내릴 것이라 하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도 한 번은 더 내릴 것이라 하니 빚내 집 산 사람은 이래 좋고, 저래 좋고 좋은 일뿐이다. 그러나 내가 좋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울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3040세대는 집만 사는 게 아니라 토지에 투자를 많이 한다. 토지시장의 단골손님은 지금까지 5060세대였으나 작년 들어 3040세대로 자리를 바꾸었다. 물론 집과는 달라 부모 증여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지만, 젊은 세대의 투자는 공격적이고 10년이나 20년의 장기를 노리는 투자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2019년 한 해는 집도 값이 오르고 땅도 값이 올랐다. 그러나 한참 오르던 집값은 오름세를 멈추고 도망가던 토끼가 뒤를 돌아보듯 엉거주춤 서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앞으로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필자가 그걸 알면 뭣 하러 글이나 쓰고 있겠는가. 부동산 사놓거나 팔면 되는 일이다.
값이 더 오른다는 사람이 절반이고 내린다는 사람이 절반이다. 중간에 있으면 맞아 죽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2020년 서울, 수도권, 5개 광역시 집값은 강보합세라는 말씀을 드린다. 2021년은 어떨까? 2020년도 상반기와 하반기가 다르고, 2021년도 상반기와 하반기는 다르다.
집값은 계절에 따라 또는 경제사정에 따라 오르고 내림 폭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이다. 즉,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한 번 오른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 습성이 있어 내림을 예측할 때는 모든 경제사정을 꿰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집을 팔 사람은 파는 시기로 맞다. 집을 살 사람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니 느긋하게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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