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책이 각자 국민들에게 다 좋기를 바랄 수는 없다. 70%가 득을 보면 30%가 손해를 볼 수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지난 해 12월 16일에 나온 분양가 상한제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금지나 축소 정책이 있은 후, 서울은 이를 피해가기 위한 이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도권이나 5대 광역시도 서울에 투자하지 못한 분풀이식의 거래가 이어지고, 잔 불씨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사지 못하게 하는 주택을 꼭 사야 하는 이유는 뭘까? 유동성은 도대체 얼마나 풍부하기에 이제 대출 없이도 15억이나 20억짜리 아파트를 척척 산단 말인가?
서울의 어느 아파트는 6억이 올랐고, 그 외 그와 비슷한 아파트들이 고개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걸 보면 ‘왜들 저럴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저러다 큰 손해를 보면 어쩌나? 우려도 깊어진다. 하늘의 저울은 정확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어서 오기로 투자하다가는 큰일 날 것이다.
부디 저울의 눈금을 비켜가지 말고 저울이 내편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자. 수도권의 대표주자인 수원과 용인의 중대형 아파트도 1~2억 올랐다. 의왕, 안양, 하남 등 외곽지역도 1억 정도 올랐다. 내 집이 오르면 다른 집도 오르기 때문에 실제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소득은 없다.
따라서 지금 지방이나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아파트 매입 불씨는 풍선효과라고 보는게 옳다. 어차피 서울에서 사지 못할 바엔 ‘꿩 대신 닭이라도 잡고 보자’는 심정이 아닐까? 그 닭이 나중에 꼭 꿩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꼭짓점이 있고 시기는 이미 터널을 지났다.
서울은 터널을 지나 주택매매거래가 고개를 숙이자 이어서 전세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강남 대치동, 반포동의 전세보증금은 상당 폭으로 상승했다. 학군이 좋은 목동과 양천구도 0.5%가 올랐다. 돈이 부족해서 집을 사지 못하고 전세로 사는 사람들은 수원에서 뺨 맞고 서울에서 눈물 흘리는 격이다. 1~2억 올려 달라는 보증금을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대출은 순조롭지 못해 형편은 어렵고 갈 길은 멀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많이 오른 집값은 다시 임기 초쯤으로 돌려놓겠다고 하지만 한 번 오른 집값이 그리 쉽게 떨어지던가. 오히려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비규제지역의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깜짝 놀랄 수치로 뛰어오르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방에 5만여 가구의 미분양은 그대로 놔두고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는 신발 먼저 신은 사람이 임자다. 돈도 있어야 하지만 동작도 빨라야 한다는 뜻이다. 부동산마당놀이가 기존 주택시장에서 신규분양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의 뒷전에서 이를 구경하는 보통사람들은 어지럽기 짝이 없다. 생전 만져보지도 못할 큰돈들이 현금으로 거래된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여태까지 그 돈들은 어디에 있다가 나왔을까? 10년 전에는 김제 마늘밭에서도 나왔고, 뉘 집 금고에서도 놔왔었는데 말이다.
2월부터 많은 돈들은 신규아파트 단지로 방향을 돌릴 것이다. 2020년에는 전국적으로 32만5000가구의 신규분양물량이 쏟아진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는 로또 단지도 대거 나온다. 이제 청약시장으로 달려갈 준비를 해야 하고 당첨가점 계산을 잘해야 한다.
이제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을 살펴보자. 이 통장은 유치원생도 가지고 있다는 통장이어서 2019년 5월 31일 현재 2313만3230명이 가입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인구는 거의 다 가입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다음은 가족이 많아야 하는데 양로원에 계신 부모님을 다시 모셔 와야 할지, 애를 더 낳아야 할지 걱정이 늘어간다.
위 2300만명은 새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한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아파트를 다 주려면 2300만가구를 분양해야 할텐데 2300만가구를 어디다 짓는단 말인가? 서울과 수도권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마다 2300만명이 뛰는 셈이다. 잡는 사람은 운과 복이 있는 사람이다.
서울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 수도 300만명을 돌파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는 5월부터는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00만명 속에 당신이 들어갔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자칫 희망사항이 될 수 있어 칠전팔기 사법시험 합격자보다 운이 좋아야 한다.
현재 신규 가입이 중단된 청약예금과 청약저축, 청약부금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서울지역 청약통장 1순위 자격 보유자는 역대 최대 수준인 369만3077명에 달한다. 예치금에 따라 청약 가능한 주택형이 제한되는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통장 리모델링'도 늘었다.
‘승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지만,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어서 눈을 밟아 길을 만들어라. 복권 맞기보다 더 어려운 주택통장, 꼭 당신이 당첨되기를 기원한다. 서울에서 값이 비싸 아파트 못사고 수도권에서는 거리가 맞지 않아 못산 아파트, 서울의 300만명 속에 당신의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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