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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은싸라기, 전세보증금은 금싸라기

서울 주택이 잘 팔리고 값이 오를 때 매수인 열 사람 중 여섯, 일곱 사람은 외지인들이었다. 외지인이 서울에 집을 사는 이유는 시세차익이다. 적당한 때 입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느 날부터 서울 아파트가 현금과 같다는 말이 퍼지자 너도나도 전세 안고 집을 사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다.


15억이나 20억짜리 값비싼 집은 돈 있는 사람들이 사기 때문에 대출이나 전세에 구애 받지 않는다. 그러나 9억 이하의 집은 실수요자가 아닌 이상 전세가 들어있는 집이라야 거래가 활발했다. 따라서 전세를 안고 사야 하기 때문에 흥정과정에서 매수인은 그 집에 전세가 들어 있느냐, 안 들어 있느냐를 따지게 된다.


작년 1년 동안 서울 주택구입자 10명 중 1.3명만 입주를 했고 8.7명은 입주를 안했다. 입주를 안했다는 뜻은 전세나 월세를 놨다는 것이다. 8.7명은 별도로 살고 있는 집이 따로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게 편할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서울 집값이 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전세를 안고 집을 샀건, 대출을 받아 집을 샀건 다주택자들은 앞으로 조심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세보증금도 빚이다. 아무런 부담이 없는 돈으로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지난 세월 돌이켜봐도 집 팔아봤자 전세보증금 미달 될 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런 때가 또 오고 있다.


빚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후 부동산값이 오르고 직장이나 사업이 잘 돌아가면 돈을 버는 건 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직장 잃고, 사업 안 되고, 경기침체나 경제위기를 만나게 되면 이자를 감당을 할 수 없어 손을 들게 된다. 주위여건이 나빠지게 되면 영락없이 집값은 떨어지게 된다.


집값이 떨어지면 반갑지 않은 손님이 꼭 뒤따라온다. 전세보증금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전세보증금이 내려가면 돈이 부족해서 현재 사는 사람을 내보낼 수 없어서 세입자까지 손해를 보게 된다. 서울에서 작은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이미 6억에서 5억으로 내린 곳도 있다.


세입자는 나가겠다고 하는데 자기만 옛날 6억을 고집하면 그 집은 세가 나가지 않고 세입자는 이사를 못해 연체이자를 부담하는 등 손해가 따르게 된다. 빚을 끼고 주택을 살 때는 향후 5년 정도의 경제사정이나 직장사정, 사업사정 등 개인사정을 참고하여 언제든지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


3~4년 전부터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전세 안고 서울에 집을 사놨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서울 집값은 어찌될까? 우선 경제사정을 살펴보자. 경제는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 근거 중 한 가지는 이 정부 들어 기업규제가 하루에 3개 정도 나왔다는 점이다. (1월 29일자 한국경제 참조)


규제에 얽혀 기업들이 장사를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규제의 온상이라고 한다. 언제 어떤 나라든지 규제가 많은 나라는 발전이 더디고 행복수치도 낮았다. 기업들이 문을 닫게 되면 고용평등도 없어지고 우선 나 살기 바빠서 준법정신도 흐려지게 된다.


어려움의 두 번째 근거는 부동산 대책이다. 지금의 대책은 빗장에 빗장을 걸어 이중 삼중으로 묶어놨기 때문에 항우장사가 와도 풀 수가 없다. 서울 집값을 비롯해서 전국의 집값이 20~30% 떨어지면 조정대상지역 풀고, 그 다음으로 투기과열지구 풀고, 마지막으로 투기지역을 풀 것이다.


그러나 양도세나 보유세 등 올라버린 증세주머니는 풀기가 어려워 그대로 가거나 찔끔 혜택을 내놓게 될 것이다. 열여덟 번에 걸쳐 나온 부동산 대책은 결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집값에 발목이 잡힌 경제는 연 2%대의 성장에 만족하면서 힘 빠진 등산객처럼 터벅터벅 걸어갈 수밖에 없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시지역의 집값은 대부분 올랐다. 그러나 값이 오른 곳보다는 내렸거나 그대로 있는 곳이 더 많다. 목욕탕 안에 냉탕과 온탕이 있듯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냉탕과 온탕이 있다. 온탕과 냉탕을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한 번씩 찾아오는데 2~3년 후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부동산 대책의 효력이 강해지고, 주택시장에 거래는 없어지고, 경제가 나빠진다는 3박자가 거의 맞을 때 집값은 떨어지고 전세보증금은 빚이 되어 내 옆구리를 찌르게 될 것이다. 앞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전세 안고 집 사봤자 헛일이다. 거래가 있을 때 파는 게 오히려 좋지 않을까?


선택은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달랑 돈 1~2억만 가지고 대책 없이 전세 안고 투자하는 사람은 각성할 일이다. 이쪽 보증금 빼다 저쪽 집 사고 저쪽 집 보증금 빼다 또 저쪽 집 사더니 결국 도망간 사람도 있다. 집주인은 듣기 바란다. 세입자는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자. 집값은 은싸라기요, 전세보증금은 금싸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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