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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내릴까? 오를까?

자금조달계획서란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 지출에 있어서 그 지출내역을 충당하기 위한 계획서다. 어디서 돈을 구했는지, 어떤 자금이 지출의 내역을 맞췄는지를 따지는 문서로서 상당히 복잡한 문서다. 이게 회사를 운영하는 문제였으면 좋으련만, 그게 아니고 개인주택을 사는데 필요한 경리문서다.


주택구입에 있어서 자금조달계획서는 2020년 3월 13일부터 시행됐다. 내 집 5억에 팔아 그 돈으로 다시 갈아타기를 하는 사람은 “집 판 돈 5억”이라고 쓰고 계약서 사본을 붙이면 되지만, 여기저기서 꾸어 오거나 부모님으로부터 돈을 받는 사람은 세금이라는 빗장이 있기 때문에 보통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6억 원 이상의 집을 사거나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이상 집을 사려면 자금조달계획서를 꼭 첨부해야 한다.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9억 원 이상의 집을 사면 ‘증빙서류’까지 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서류는 다르다. 증빙서류는 영수증이나 차용증 같은 것이다.


이런 서류는 계약체결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집 없는 사람이 6억짜리 집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매수금 6억에 대하여 ‘통장 잔고 2억, 대출 2억, 적금해약 1억, 부모님 5000만원 차용, 친구 차용 5000만원‘이라는 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통장 사본, 대출통장 사본, 적금통장 사본,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돈의 입출금 통장 사본, 김갑돌의 5000만원 차용증사본‘ 등 증빙서류를 붙여야 한다. 부모님으로부터 딱 5000만원만 받았으면 비과세가 되지만, 10년 이내에 또 받은 사실이 있다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차용해준 김갑돌이 능력이 없는 사람이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 수 있고 몇 천만원씩 여기저기서 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증하기가 어려워 거짓말이 될 수 있다. 자신의 통장잔고는 언제나 안전하므로 평소에 부모님으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통장에 넣어 놓는 습관을 기르자.


제일 쉬운 입증사항은 다른 부동산을 팔아 집을 산다는 입증으로, 계약서만 있으면 된다. ‘땅 판 돈’, ‘오피스텔 판 돈’ 등으로서 단독명의, 공동명의 상관이 없다. 평소 부모님이 땅을 살 때 자녀들과 공동명의로 해두면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엄마와 공동명의 땅 판 돈’ 이라고 말이다.


오래 전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돈이 있고 세무신고까지 되었다면 세금 영수증을 첨부해야 한다. 이런 증빙서류는 적잖게 15가지나 된다. 지금 서울은 대부분 집값이 2억-3억원씩 떨어졌다. 복잡한 주택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볼 것이다. 진즉 이런 제도가 나왔으면 집값이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신규 청약시장은 초만원사례다. 신규 청약은 자금조달계획서나 증빙서류가 필요 없고 청약통장만 있으면 된다. 다음 부동산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자료에 의하면 지난 연말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384만명이 조금 넘는다. 어린이도 가지고 있다는 통장이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정신이 없다.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나도 한 번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런데 모처럼 집 한 채 사려고 했더니 15가지 서류를 제출하라고 한다면 세상 살 맛이 나겠는가? ‘시집 올 때 엄마 지갑에서 빼낸 돈 1000만원’, ‘떼어 먹은 언니 돈 1000만원’은 뭐라고 써야 할까?


나쁜 짓을 해서 돈을 버는 일은 안되겠지만 집을 사면서 개인의 사사로운 일까지 들추어 내야 하는 증빙서류 제출은 아무래도 정도가 지나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지금 세상은 부부간에도 모르고 넘어갈 일이 많은 세상이다. 그런데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하게 되면 모든 비밀이 탄로 나게 돼있다.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심정은 이해하나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서류 제출은 잘못된 정책이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에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별하자. 분양가 상한제도 자본주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다. 헌법에는 자유경쟁시장인데 분양가를 정부에서 주무르는 정책은 잘못 된 정책이다.


당신은 지금의 시국을 어떻게 보는가? 경제가 주저앉고, 해외출장도 할 수 없고, 주식이 곤두박질을 치고, 대외무역이 모두 손을 놓고, 길거리나 점포에 사람이 없는 세상을 어떻게 보시는지 묻는 것이다. 보는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위기나 위기 초기로 보고 있다.


1997년에는 외환위기였고 2008년은 금융위기였으나 지금의 위기는 총체적 위기다.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0.5%포인트 금리인하는 모르핀 주사다. 우리나라도 돈으로 펑크 난 구멍을 막기 위해 추경을 편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집값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경제 여건상 자칫 지난해에 올랐던 값을 반환할 수 있다. 자영업은 이미 무너졌고, 중소기업이 불황을 만나게 되면 실업자가 쏟아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위기를 틈타 투자를 하게 되므로 돈이 될 수 있는 토지나 수익성 부동산 등 마음 편한 종목에 투자를 하게 된다.


위기가 느긋해지면 평상시로 돌아가겠지만 위기가 길어지면 집값은 떨어질 것이니 그리 알고 투자하자. 자금조달계획서나 증빙서류 제출은 귀찮아서 집을 사지 않겠다는 득(得)도 있지만, 꼭 집을 사야 할 사람들에게는 괜한 업무를 가중시키는 일이 되어 실(失)이 큰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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