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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불일치와 일관성 없는 정책이 문제다

“이 정도 되면 무주택자인 내가 적폐다.”


청와대 주요 참모진 일부가 여전히 다주택 보유자라는 뉴스가 나오자 네티즌들이 쏟아낸 냉소적 표현 중 하나이다. “살고 있는 집 한 채 남기고 다 파시라”, “내가 강남 살아봐서 아는데 굳이 강남 살 필요 없다” 등 다주택자와 서울 강남 집 주인들을 적폐로 몰아붙였던 정부와 청와대였는데 임기 3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청와대 참모진 3명 중 1명이 다주택자라고 하니 이런 반응이 나올만하다.


특히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6억원 정도의 반포동 서래마을과 1억5000만원 청주시 흥덕구 아파트 2채 및 토지 5건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2월 대통령 비서실장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적극 요청했다. “매물을 내놓았는데 12ㆍ16대책 영향과 코로나19때문에 빨리 매매가 되지 않고 있다. 죄송하다. 더 빨리 팔수 있도록 급매로 던지겠다”라는 정도의 해명이었으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주택 매각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가 비서실장의 해명이다.


수도권 아파트도 6억원이 수두룩한 지금 서래마을에 6억원 아파트가 있을까 믿음도 안가고 주택 매각 기준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면 고가나 다주택자를 투기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면 안되는 것 아닐까?


흑석동 재개발 상가투자로 사퇴했다가 최근 비례후보로 등록한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과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결과만 보면 모두들 투자의 고수들이다. 오죽하면 시장에서는 이들처럼 버티면 된다는 말이 나올까? 2017년 8ㆍ2 대책 발표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 많이 가진 사람은 좀 불편해진다”, “살지 않는 집을 파시라”고 했는데 핵심실세들은 반대로 투자를 하거나 버티면서 큰 시세차익을 얻었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택을 사는 것이 문제될 것은 없다. 합법적으로 세금 다 내고 전세를 끼고 투자하면 임대물량 공급에도 도움이 된다. 일부 투기수요가 다주택 투자한다고 해도 다수의 수요자들이 동조를 하지 않으면 절대 부동산 시장 전체가 과열되지 않는다.


갑자기 쌓아 올린 모래성 같은 대한민국에서 투자에 내 몰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주택이 사회질서를 해칠 정도의 문제라면 세금을 높일 것이 아니라 거래제한을 시키면 된다. 고위관계자들이 부동산을 가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가 문제이고 정부 정책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투자가 성행하고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의 결과만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고 아파트에 몰리느냐를 면밀히 살펴 불안한 노후와 일자리, 주거문제에 대한 건전한 대안을 마련해주고 물이 골고루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일관성 있는 장기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정부의 바람직한 정책방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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