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요동을 치는 요즘, 개미동학운동으로 불리는 개미들의 주식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 3월 개인 투자자인 개미들의 순 매수금액은 11조4901억원을 기록하였고 하루 평균 주식거래대금은 18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올해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은 17조원, 기관은 7조5000억원을 팔아 치운 반면 개미들은 22조3000억원을 사들였다. 지금까지 주식시장에서는 개미들이 외국인과 개미들을 넘어선 수익을 얻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말한다. 과연 이번 개미동학운동의 승자는 개미가 될까? 역시나 외국인과 기관이 될까?
투자를 함에 있어서 손해 보려고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개미들이 투자를 하는 것이다. 개미들이 집중 매입하는 종목은 바로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이다. 경제가 어려워도 삼성전자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정부는 못 믿어도 삼성은 믿는다는 믿음이 있다.
거기에 개미들의 자금력인 실탄도 두둑하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47조원을 넘어서는 등 엄청난 자금 동원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5년간 서울 부동산 시장 상승으로 투자수익을 얻은 땅개미와 현금부자인 왕개미들이 저금리의 유동성과 그 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998년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급락 후 급등을 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역시 V자형 반등을 할 것이라 믿는다. 학습효과와 저금리 유동성, 삼성전자의 믿음 3박자 콜라보라면 충분히 해볼 만 하다.
다만 불안한 마음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동학개미운동 명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구한말 농민들의 주도로 시작된 동학동민운동은 관군(기관)과 일본군(외국투자자)에 진압당하면서 처참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투자를 함에 있어 필자는 나무보다는 숲을, 바람보다는 물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나무라도 숲과 어울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물의 흐름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망가져가던 내수경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으면서 임계시점인 5월 이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본격적인 피해가 나올 것이다. 그나마 버팀목이 되던 수출경제의 경우 미국과 유럽, 일본은 코로나19 피해를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며 종결이라는 중국은 믿을 수 없는 통계로 더 불안하다.
미래는 신의 영역인지라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한 예측만 가능한데 지금까지 개미가 승리한 적은 없었다. 동학개미운동의 승리자가 되려면 시간과의 싸움, 요즘 말로 ‘존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존버’의 전제조건은 여러 번의 등락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 있는 투자전략과 자금여력이다.
개미의 실탄이 40조원이 넘는다고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에 비할 바가 아니며 논리적인 전문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외국인, 기관과 달리 감정이 개입되는 개미가 6개월~1년의 파도를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그래도 개미가 승리하길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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