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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열차 몸무게가 줄고 있다

세상살이는 의외의 변수가 있다. 그걸 미리 알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삶인지라 찾아오면 부딪쳐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 불과 2~3개월 전까지 펄펄 날던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코로나19’라는 변수에 걸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어떤 지역은 아직도 집값이 오르고 있다느니,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을 뿐이라느니 그런 말을 하지만 그건 모르는 말이고 집값은 이미 1~3억씩 내려있다. 또 매수인이 없어 거래가 끊겼다고 봐야 한다. 당신도 강남으로 가고 싶거든 어서 준비하시라. 집값은 더 내릴 테니까.


부동산도 여러 종목이다. 대부분 값이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종전 몸값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사업용 오피스시장은 다주택과 상관이 없어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꼬마빌딩이나 대형빌딩은 팔리기는커녕 월세도 안 들어와 울상이다.


토지시장은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그 선두주자는 성남시 수정구다. 수도권의 토지는 주택용지, 산업용지 등 개발용도가 많아 집값처럼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처럼 손발이 묶인 처지가 2~3개월 더 계속된다면 토지시장도 인심이 변할 게 뻔하다. 인심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직접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과 공무원이 아니라면 견딜 재간이 없게 된다. 일을 할 수 없으니 직장을 놓을 것이며 장사가 안 되면 망하는 수밖에 없고, 이미 지금 상당한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들이 영업장소를 폐쇄조치 했다. 뒤따라 올 사람들은 중소기업체 종업원들이다.


지금의 코로나19 환난은 예전에 있었던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10여년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온 게 아니라 이번에는 각설이 중에서도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왕초 각설이가 온 것이다. 몸조심하고 재산 손해보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게 최고의 비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 국민 모두를 가둬놓고 보니 움직일 수 없음이 가장 큰 고통이다. 다음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자료에 의하면 김포 국제공항 국제선 하루 이용고객이 9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0명이다. 면세점 한 달 매출액이 74억인데 요즘은 1억뿐이다. 백화점과 명품관에는 비명소리가 높고 명품관은 철수준비가 한창이다. 기내식, 리무진, 여행사도 상당수가 부도나 버렸다.


어느 아파트 분양권은 웃돈이 1억이라고 하지만 헛소문이고, 강남 어느 아파트는 5억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사람의 3대 관문은 출생과 결혼과 사망인데 미국에서는 사망이 2만 명을 넘고 보니 시체를 처리할 길이 없어 묘섬을 만들어 무더기로 매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 두고 쓰는 말이 요지경(瑤池鏡)이라는 말이다. 코로나에 걸리면 잘난 사람도 죽고, 못난 사람도 죽는다. 재산이 있는 사람도 죽고, 없는 사람도 죽는다. 평소 돈 있는 사람이 죽으면 명당으로 모시지만, 코로나로 죽으면 돈이 있어도 화장을 해야 하고 장례 때 가족이 옆에 갈 수도 없다.


의약계에서는 기라성 같은 연구진들이 백신개발에 밤잠을 설치고 있으므로 곧 좋은 의약품이 개발될 것이지만 예방약 나오기 전에 죽으면 나만 서럽게 된다. 모임, 행사, 다중집합 장소에 가지 말고 안 결리려면 방구석에 ‘콕’하자. 당신도 두 달째 집과 사무실만 왔다 갔다 할것이다.


지금처럼 전 국민들의 성장 동력이 끊어지면 앞으로 몇 년이나 가난한 생활을 해야 할까?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래도 알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2~3년은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고 빠르면 5년, 길게 잡으면 10년 정도 걸려야 작년처럼 집값 오름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집값은 내린다는 말인가? 물론 부동산값은 종목별로 다르다. 그러나 당신이 가고 싶어 하는 강남의 집값은 야금야금 떨어져서 어느 날 바닥을 헤맬 것이고, 살 사람이 없어 팔아야 할 매물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그 매물을 사도록 준비하는 게 당신이 할 일이다.


경기회복이 빨라 3~4년 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아, 그때 살 걸 늦었다’라고 후회해도 세상은 세월을 돌려놓지 않는다. 다주택자는 오는 6월 30일 이전에 한 채라도 팔도록 하고, 빚이 많은 사람은 빚 줄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값 떨어지고 이자 내는 일은 죽어도 못할 노릇일 게다.


지금까지 2개월 동안 고생도 많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금부터 2년, 아니 5년, 10년의 무정한 세월은 말없이 흐를 것이고, 당신 생애 ‘아! 그 놈의 코로나 땜에 엄청 고생했다’는 넋두리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라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살자. 그리고 내일은 코로나를 이겼다고 우리 다 같이 큰 소리를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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