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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증여가 아닌 효도매매의 내용

중국 서경(書經)에 나오는 5복(福)을 보면 수(壽, 오래 사는 것), 부(富, 부자로 사는 것), 강녕(康寧,건강하고 편하게 사는 것), 유호덕(攸好德, 덕을 베푸는 것), 고종명(考終命, 고통 없이 잘 죽는 것)등 다섯 가지다. 당신도 이왕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 다섯 가지를 다 갖추고 살기 바란다.


만일 당신에게 이 다섯 가지 중 한 두 가지를 빼라고 한다면 어느 것을 빼겠는가? 아마 뺄 것이 없을 것이다. 이 중 부동산 재테크와 가장 관계가 깊은 항목이 두 번째 부, 즉 재산이다. 재산이 없으면 강녕이나 유호덕 모두가 갖춰질 수 없고, 제대로 수(壽)를 지탱하기도 어렵게 된다.


나는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은데 세계 모든 나라들이 노인인구 증가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5%다. 즉, 750만 명이 넘는다. 그 대신 0~14세 이하는 13%로 650만 명쯤 된다. 일본은 노인인구 비율이 28%, 이탈리아는 24%다. 우리나라보다 더한 셈이다.


65세 이상 꽃노인이 되어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기술직, 자영업 등으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손을 놓게 되고 70세 이후 중노인이 되면 거의 실업자가 된다. 매달 몇 십만 원의 국민연금은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이 나이 때의 형편이 결국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70세 이후의 준비는 50부터 해야 한다. 평소 필자의 칼럼을 잘 읽어봤으면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 것인지 금방 눈치 챌 것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기회다. 이제 세상은 코로나와 같이 사는 세상이다. 빚내서 집 사놓고 부동산 대책 원망해 봐도 자기만 손해 보게 된다.


A는 10년 동안 82세의 부모님께 매달 80만 원내지 100만 원씩을 생활비로 드렸다. 부모님은 반 지하에서 전세로 거주하시기에 집은 없으나 수도권 신도시 부근에 농림지 500평을 보유하고 계셨다. 부모님은 자식도 생활이 넉넉지 못함을 이해하시고 지금까지 보내온 돈과 앞으로 성의껏 보낼 돈의 대가로 위 농림지를 A에게 이전등기 해줬다.


부모님께서는 위 땅의 시세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앞으로도 A의 형편이 여유가 있어 한 푼이라도 주면 좋겠지만, 안 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그동안 받은 돈을 매매대금으로 생각하고 등기를 넘겨준 것이다. A도 그렇게 알고 위 농림지를 받았다. A가 등기를 받고 나서 시세를 알아보니 3억 정도하는 땅이었다.


등기를 받은 후에도 A는 매월 100만원씩을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세무서에서 증여세 고지서가 왔다. 위 농림지 300평에 대한 이전을 부자간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매긴 것이다. A에게 2000여만 원(금액은 실제와 차이가 있음) 이상의 세금이 부과된 것이다.


A로서는 지금까지 부모님께 드린 돈도 1억 가까이 되고 앞으로도 언제까지 드려야 될지 알 수 없는 일인데 2000만 원이 넘는 세금을 내라니 기가 막힐 일이었다. A는 이곳 저곳 물어 관할 세무서를 상대로 증여세 부과처분취소소송을 냈다. 그리고 수년 동안 부모님께 돈을 보낸 내역도 제출했다.


법원이 보는 눈은 달랐다. ‘증여세 2225만 원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가 매월 부모님의 생활비로 80만 원내지 100만 원씩 총 8900만 원을 보냈고, 앞으로도 얼마를 보내야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므로 이 사건 거래는 대가관계가 없는 증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부터 세상에서는 이러한 거래를 ‘자녀연금’이라 일컫는다. 나이 들어 달랑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땅뙈기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녀들과 의논해서 매월 일정금액을 자동이체식으로 보내드리되, 남건 모자라건 돈 따지지 않고 자녀에게 등기를 넘겨주는 식이다.


위 사례와 같이 자녀들이 성의껏 힘 닿는데 까지 부모님께 돈을 보내드리고 부모님의 부동산을 자녀명의로 이전등기 하는 일은 증여일까? 매매일까? 악의로 하면 편법증여가 될 수 있지만 선의로 하면 매매라고 봐야 한다. 이렇게라도 나이 드신 부모님을 도와드리면 부모님은 5福이 다 맞았다고 좋아하지 않으실까?


법으로 장려하더라도 편법증여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규정을 정할 필요가 있는 문제다. 해당 부동산의 종목과 내역, 매월 또는 분기별로 보내드릴 돈의 액수, 효도의 대략적인 기간 등을 미리 세무관서에 신고하고 실제 돈의 흐름을 증빙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당신도 어서 돈 벌어서 부모님 도와 드리고 부모님 부동산 이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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