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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저울대는 우상향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면 부동산은 그 부동산인데 값은 그 값인 것이 하나도 없다. 집도 그렇고, 땅도 그렇고, 상가도 그렇다. 부동산은 그 부동산인데 왜 값은 2년 전이나 3년 전 값이 아닌 훨씬 높은 값일까? 당신 나이도 10년 전에는 40대였고, 5년 전에는 50대였을 테니까 따라서 높아진 것이겠지.


노래방 몇 번 다니고 등산 몇 번 다니다 보면 40대는 번개처럼 지나가고 눈이 가물가물해지는 50대가 오게 마련인데 솔직히 말해서 50대는 마음만 급하고 되는 일은 별로 없다. 인생 100세 어쩌고 하면서 ‘이제 절반 살았다’고 느긋해 하지 말자. 지나고 보면 50대는 뭐했는지 기억도 없더라.


60세가 넘으면 취업도 할 수 없는 ‘젊은 오빠’ 신세가 된다. 경비를 해볼까? 택시운전을 해볼까? 이것저것 짚어 봐도 월급 많이 줄 테니 와서 일하라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마음은 이팔청춘이지만 알아주지도 않는 이팔청춘인지라 서글프기만 하다. 뭐든지 해보려고 하면 늦었다는 말이 먼저 오고 간다.


슬리퍼 질질 끌고 아파트 단지 한 바퀴 돈 다음 평소 눈인사하던 중개업소에 들려보면 ‘확’ 달라진 세상인심을 단 번에 느낄 수 있다. 104동 김씨는 보증 잘못 섰다가 집에 경매가 들어와 있고, 105동 이선생은 한 달 전에 코로나로 죽었는데 부인이 살고 있는 중형아파트를 팔려고 5억에 내놨으나 손님이 전혀 없다는 등 말이다.


모두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다. 중형아파트가 5억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띈다. 이 젊은 오빠도 같은 중형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2~3년 전에 3억 어쩌고 했는데 많이도 올랐다. ‘집은 그 집인데 값은 그 값이 아니로다.’ 그러나 사는 집 달랑 한 채 값이 오른들 무엇 하랴.


2~3년 전부터 9억 이하의 집은 종부세 대상이 아니고, 6억 이하의 집이 서민용 중소형이 된 후부터 30평대 이하 중소형 주택은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잘 팔리고 있다. 서울 어느 자치구는 2017년을 기준으로 6억 이하 중소형 주택이 90%까지 감소한 곳도 있다.


중소형 주택은 전세를 놓기도 쉬워 초기자본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5000만 원만 있어도 사게 되고, 1억만 있어도 살(買)수 있음이 장점이다. 또 돈이 필요할 땐 아무 때고 팔 수 있어서 좋다. 주택으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신규분양보다 기존주택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땅은 그렇지 않다. 한 번 사놓으면 10년이나 20년 장기로 투자를 하기에 주택거래처럼 매매가 빈번하지 않다. 다음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자료에 의하면 토지에 투자를 한 후 5년 이내에 다시 판 사람은 2%에 불과했다. 매수자 100명 중에 다시 판 사람은 단 2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토지투자는 사골국물처럼 두고두고 오래 가지고 가기를 좋아한다. 또 주택투자처럼 시세나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지 않음이 특징이다. 그 대신 이익을 크게 본다. 10년이나 20년 후 열 배가 불었다느니, 스무 배가 불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허튼 소리가 아님을 실감케 한다.


전국적으로 부동산값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지방 일부를 빼놓고 집값은 2~3년 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 집은 그 집인데 값이 오르고 보니 서울은 앞으로 6억 이하 주택 사기가 어려울 것이고, 수도권도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욕심난다’ 하는 집은 6억 이하에 사기가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의 충격이 경제를 힘들게 하고 경제가 힘들면 따라서 부동산 시장이 힘들 것이라 했지만, 넘치는 유동성은 아직까지 잘 버텨주고 있어 여유자금이 계속해서 주택시장과 토지시장을 들락거린다. 당장 눈앞의 어려움만 생각하지 말고 젊은 오빠들도 10년이나 20년 후를 보고 투자하자.


나이가 많아 늦었다고 할 때가 기회인지도 모른다. KFC간판 할아버지 ‘할랜드 센더스’가 개업한 프렌차이즈 식당은 62세 개업 당시 남들이 비웃었다, 그러나 74세에 200만 달러(약 24억)에 팔았고, 현재 가치로는 약 389억 원이다. 또 기타리스트 안드레스 세고비아는 93세에 새롭게 연주를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는 오늘 당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10년 후가 문제다. 전국의 집값이나 땅값은 10년 후 어떻게 변해있을까? 부동산의 저울대는 우상향이라는 말씀을 늘 드렸다. 지금은 6억이 중소형이고 2억짜리 땅이 여윳돈 투자라 하지만, 10년 후에는 10억짜리가 중소형이고 5억짜리 땅 투자가 여윳돈 투자일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한 그루의 과일나무나 다름이 없다. 과일나무에서는 과일이 열려야 한다. 부동산의 과일은 개발호재다. 서울과 수도권은 어느 곳이 개발되어 집들이 들어설까? 또 지방은 어느 곳이 살기 좋은 곳이 될까? 땅은 어느 지역에 개발의 열매가 맺고 있는가? 그걸 잘 찾는 사람은 10년 후에 함빡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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