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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새 아파트 지어야 집값 해결된다

지난 3년 동안 한국의 주택시장은 돈 보따리 들고 도망하는 사람과 몽둥이 들고 쫓아가는 정부당국과의 싸움판이었다는 표현을 써도 가히 무리는 아닐 것이다. 결국 안정화 대책이라는 이름은 그럴 듯해도 투자자나 투기꾼들은 돈을 벌었고, 애꿎은 서민들은 이제 집 사기는 틀렸다고 한탄을 한다.

 


스물두 번 대책으로 바닥이 잠잠해지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남은 불씨가 여기저기 산재해있고, 소방서가 없는 비규제지역으로 불이 옮겨 붙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집값의 추이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집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나는 투기는 아니고 투자라고 하니 투자나 투기나 한 끗 차이다.

 


다주택자들에게는 내년 5월까지 집을 팔라는 한시적 기한을 주었지만, 값이 늘 오르고 있으니 누가 팔려고 할까? 사람 욕심은 다 똑같은데 ‘왜 내가 포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값이 올라 이득을 보건, 값이 내려 손해를 보건 그건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2017년 첫 번째 대책이 나올 때 왜 집값이 오르는지 원인분석을 철저히 해서 신규공급을 해야 할 것인지,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해야 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판단하여 그 쪽으로 밀고 나갔으면 지금과 같은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 부총리는 물론 대통령까지 등장하셨다.

 


서울 집값이 불씨가 되어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까지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서울에 집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3000조의 유동성과 저금리, 매수심리 고조 등에 원인이 있는데 서울에서는 그린벨트 해제를 적극 반대하고 있어 집을 지을 땅이 없고,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정책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세종시 가는 사람들이 서울 집을 팔고 갈 리 없기 때문에 서울~세종간 교통만 복잡해지고 세종시와 충청 일대의 집값이 또 한 번 폭등할 우려도 있으므로 이 문제는 신중을 기할 일이라고 본다.

 


정부는 빈 땅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서울에 있는 유휴지 쓸어 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군 골프장도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국의 군 골프장은 30곳이 넘는데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 군인들 체력 단련하는 곳이라면 일부만이라도 아파트를 지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그렇지 않아도 서울에 집이 부족해 죽겠는데 법인들까지 나서서 설쳐댄다. 개인으로 사면 다주택자가 되고 세금부담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사 명의로 집을 산다. 회사 명의로 구입해서 모두들 전세 놨다. 기숙사용이 아닌 전세용 갭투자다. 회사에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집사서 세 받는 장사를 하고 있다.

 


회사들이 본업은 외면하고 주택임대업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자료에 의하면 서울에 법인임대매물은 약 6800채가 등록 돼있다. 2017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법인이 개인으로부터 사들인 매물은 약 5만9000채다. 집 장사는 이제 개인들이 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하는 모양이다.

 


결국 이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집값이 오르는 원인도 찾지 못하고, 땜질식으로 이어오면서 모든 지역을 투기지역, 투기과열지역, 조정대상지역으로 나누어 버렸고, 그에 맞춰 세금만 증가시키는 ‘서민 보릿고개’가 돼 버렸다. 3년 전 강남 10억짜리 집은 지금 20억임은 당신도 잘 아시리라.

 


정부는 지금에야 공급부족임을 깨닫고 유휴부지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없는 땅이 하늘에서 떨어질까? 어느 땅을 찾던지 100만 가구를 짓는 게 옳다. 서울시내 그린벨트는 서울 전체면적의 25%인데 그 중 5%만 해제해서 100만 가구를 짓게 되면 주택시장은 전쟁이 끝나게 되고. 이제 다시는 서울 집값이 오르는 일은 없을 텐데 말이다.

 


아직까지 사람들은 젊으나 늙으나 공부와 일거리를 찾아 서울로 모이고 있고, 그래서 서울의 집은 절대 부족이다. 국회를 옮기고, 청와대를 옮긴다는 말도 안 되는 땜질식 처방은 제발 그만하고, 강서구, 노원구, 은평구, 강북구, 도봉구 등 권역을 나누어 1권역 당 20만~30만 가구씩 아파트를 짓도록 함이 옳을 것이다.

 


요즘 새집 선호 현상이 뚜렷하여 헌집은 줘도 갖지 않는다. 원하는 사람은 새 아파트 늘 지어 입주 시키고, 재개발지역은 순차적으로 녹지를 만들거나 그린벨트로 묶어 자원을 보존하도록 하자. 그리고 개인이나 법인이나 투자의 정도를 넘지 말자. 아무리 장사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코로나 펜데믹으로 마스크 수요가 딸리자 이를 매점매석하는 사람이나,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하자 라면 사재기 하는 사람이나 뭐가 다르랴? 사는 집값 올랐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쫓아가서 하나 더 사는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 동안의 어지러운 집값, 이제 뒤를 돌아보지 말고 짓는 게 대수다.

 


그러나 서울 집값에 대해 아주 중요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현재 서울 집값은 세계 3위를 달리고 있지만, 홍콩에 비하여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은 전 세계인의 투자처가 되고 있고, 주택투자자들이 서울 집값에 매력을 느끼고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들이 먼저 사버리는데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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