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이 있다. 50대 이하 젊은 층에서는 양잿물이 뭔지 몰라 어리둥절하시리라. 옛날 무명옷을 입고, 무명 이불을 덮고 살 때에는 독성이 강한 양잿물로 세탁을 해야 깨끗하게 빨아졌다. 그러니까 1970년대 이전의 세탁제로 생각하면 더 이상 헷갈림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양잿물은 독극물이기에 사용에 철저를 기하고, 보관도 잘 해야 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은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놀려대기 위한 말일 뿐이고, 아무리 공짜라고 독약을 먹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에서 양잿물처럼 위험한 공짜가 있음을 알고 투자하자.
제로금리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도 빚 투자로, 주식도 외상투자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빚이나 외상이나 나중에 못 갚으면 빚이 되기는 마찬가지인데,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과 증시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역대 최고로 늘어나고 있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돈이 갈 곳이 없게 되자 실물시장 대신 부동산과 증시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원인으로 서울 집값은 꼭짓점을 찍고도 버티고 있으며 증시는 매주 널뛰기 판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날이 있을 것이니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돈 벌고 부자 되기가 쉬운 일이라면 누가 가난하게 살겠는가? 집값과 증시가 춤을 출 때 얼른 한탕 하면 부자 될 것 같지만 나중에 쪽박 들고 돌아서는 사람을 많음을 보아왔고, 결국 빚에 치어 신용등급 9등급에서 카드 발급도 안 되는 사람이 부지기수더라.
지난 달 기준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9조 원으로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최대증가폭이라고 한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코스피시장도 6조3519억 원이고, 코스닥시장도 6조9181억 원이다. 5월 시중 통화량도 3053조9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35조4000억 원이 늘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기업 등 실물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자산시장에 쏠리며 자산가격이 오르고, 다시 이를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되는 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 집값은 떨어지지 않은 채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하나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은 없다. 여기저기 들쑤셔 수도권에 127만 가구를 짓겠다고 하나 그것마저 된다는 믿음도 없고, 더구나 서울에는 신규공급이 없어 집값 안정은 기대에 불과한 일이다.
빚 투자의 원인은 집값의 고공행진 때문이다. 국토부장관은 ‘영끌 매수’하지 말고, 서울과 신도시의 분양을 고려하라고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별로 분양도 없었고 넣어 봐도 떨어지기 일쑤였다. 3년 동안 신규분양에서 한 번씩 떨어질 때마다 집값은 몇 천만 원씩 오른 셈이다.
결국 영혼까지 끌어다가 집을 산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만일 집값이 내리기라도 한다면 폭삭 망하게 되는데 근래 집값은 신고가가 나오긴 해도 워낙 많이 올라 더 오를 힘이 없다. 집값이 야금야금 떨어져서 지금보다 20-30%내려가게 되면 빚만 남게 되고, 내 돈은 없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나온 부동산 대책은 세금대책이요, 임대차 3법도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주장만 나열해둔 법이 되어 뭐가 뭔지 종잡을 수 없는 법이 되었다. 지금까지 집으로 걱정하는 사람은 그래도 마음 편한 사람이 되었고,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은 코로나19로 빚더미에 오른 소상공인들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하여 대출을 늘려 버티고 있지만, 버티는데도 한계가 왔다는 한숨 섞인 소리가 나온다. 다음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자료에 의하면 8월까지 코로나19소상공인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지원받은 소상공인 사업체는 53만개에 달하고 있는데 그 빚이 13조7000억이다.
이제 집을 가진 사람도 빚 속에서 살아야 하고, 집이 없는 사람도 빚 속에서 살아야 하는 빚과의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문제는 1700조를 바라보는 나라 빚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나라 빚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빚보다 많다고 한다. 1가구당 빚이 4000여만 원이라고 하니 빚 속에서 빚으로 사는 사람이 우리들이다.
요즘 웬일인지 현금은 지하로 숨어버렸다. 은행에 가면 5만 원 권은 인출하지도 않는다. 5만 원 권 55%는 지하에 있기 때문에 구경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은 차곡차곡 장롱에 쌓아 놓고 값비싼 부동산에 투자한다. 돈 없는 사람들은 사업이 안 되어 1만 원 권 지폐만 만지작거리며 빚 속에서 빚으로 살고 있다. 세상아 너 참 고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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