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집은 많아도 우리 식구가 안주할 집은 없다. 또 살고 싶은 집은 많아도 내가 살만한 집은 구할 수가 없다. 지난 3년 동안 집을 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오르는 집값을 뛰어넘지 못하고, 다시 전세를 구하려고 사방팔방을 헤맨다. 결국 내가 밀려온 곳은 서울과 경기도 경계선이다.
집값은 오를 만치 올랐는지 저물어가는 2020년 끝자락에서 가끔 신 고가만 나올 뿐 거래는 한산하고,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나오지도 않는다. 한 번 오른 집값이 쉽게 내리던가? 집값은 내년에도 계속 오를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릴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1.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내년에 서울의 입주물량은 2만9000가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는 늘었어도 유동성은 풍부하다. 여유자금이 많아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로 서있으니 공급 없이 값 내리기를 기다리는 일은 마른하늘에서 날벼락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일이나 다름이 없다.
전월세 세입자들이 얼른 집을 사야 전세대란도 해결이 될 텐데 값이 너무 올라 쳐다볼 수 없게 됐고, 쉽게 살 수 있는 매물도 없다. 따라서 전세대란도 앞으로 1~2년 더 끌려가야 한다. 사람이 스물 네 살이면 철들 나이인데 부동산 대책은 스물 네 번이 나왔어도 꼬이기만 하고 철 들 줄을 모른다.
더구나 주택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 모으는 투자는 그칠 줄을 몰라 지난 한 해 동안 다주택자는 9만2000명이 늘었다. 보유세, 양도세 다 올리며 집을 못 사게 하는데 다주택자는 왜 늘어날까? 결국 내년에도 집값은 내리지 않을 것이다.
2. 집값은 지금부터 내릴 것이라는 이유
한국의 집값을 움직이는 힘은 투자수요인데 부동산 관련 세금이 모두 올라 앞으로 집은 빈껍데기가 될 수 있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는 이유도 이제는 집을 사봤자 먹을 게 없음을 스스로 인지했다고 봐야 한다. 세금을 견디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매물은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가 세금을 피하려면 내년 6월 이전에 집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팔지 않고 잘 버티는 사람도 있고, 사지 말라 해도 또 사는 사람이 있으니 알고도 모를 게 주택시장이다. 모르니까 판단은 빗나가게 되고 기껏 세금만 올려놓는 세금천국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제 세금 무서워서 집은 사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집값은 내릴 수밖에 없다. 임대차 3법도 임대인을 괴롭히는 법이다. 당장 집을 한 채 팔아서 자금을 회전하거나 다른 투자를 하고자 해도 세무사조차도 계산을 헷갈리고 있으니 이 정부는 부동산값 올려놓고 세수확보가 넘쳐 좋겠다.
3.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할까
앞으로 집값이 오르건 내리건 투자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고, 투자를 하건 안 하건 그것도 본인이 판단한 일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언젠가 집값은 오르는 금액만큼 떨어질 수 있음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도를 벗어나는 욕심투자는 조심할 일이다.
그럴 때일수록 강남불패라든가, 서울 유명 아파트일수록 피해를 크게 입게 되고, 행정수도 이전 등의 수혜로 급부상한 지역의 주택시장이 피해를 입는 일이 있으므로 영원히 좋은 곳도 없고, 영원히 나쁜 곳도 없음을 알면서 투자하는 게 지혜롭다. 할 때마다 성공하는 투자도 없다.
부동산 투자는 그동안 너무 잦은 대책으로 빗장이 걸려 있어 이제 남는 게 없는 투자가 돼버렸다. 세금 내느니 자녀증여를 하겠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세법이 바꿔지지 않는 이상 증여세도 10억 이하의 증여라면 30%를 내야 하기 때문에 세금도 작은 집 한 채 값이 된다.
주택시장이 계속 요란을 떠는 바람에 상가 투자나 토지 투자에 대한 말은 쏙 들어가 버렸다. 코로나19 득세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영업을 접어 상가 투자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투자는 이런 기회를 만나기도 힘들다. 훗날을 위한 투자라면 이럴 때 상가 하나쯤 마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토지시장은 주택시장을 따라가는 후행성시장이다. 지난 3년 동안 전국의 집값은 올랐지만 토지시장은 별 변화가 없다. 토지시장도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토지투자의 길잡이인 다음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조언에 따르면 앞으로 집값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토지 투자는 지금이 적기라고 한다.
또 세계경제가 불안정하므로 단기투자에 승부를 걸지 말고 장기로 접근하되 지렛대원리를 잘 이용하여 수도권 토지에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집 없는 사람에게 토지투자이야기 하는 건 장모가 사위다리 긁는 셈이다. 자기 다리가 가렵다고 사위 다리 긁는 일이 옳기나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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