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는 5일장이 열렸는데 필자의 어머니께서는 꼭 거래하시는 쌀가게만을 다니셨다. 그 쌀가게에서는 쌀을 팔러 오는 사람이나 사 가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팔러 오는 사람에게는 개똥처럼 생긴 빨랫비누를 주었고, 사가는 사람에게는 성냥을 주었다. 그 선물 덕분인지 사람들은 모두 그 가게를 이용했다. 그래서 다른 쌀가게에는 사람이 없어도 그 가게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이 오고 가곤 했다. 얼마 전 필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어느 중개업소에서도 메모지를 만들어 각 세대에 돌리는 걸 봤다. 요즘 같은 각박한 시기에 그 메모지를 만들어 돌리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이다. 쌀가게의 선물 공세나 중개업소의 메모지 선물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 같지만 10만 원으로 100만 원의 이득을 노리는 세심한 배려가 있는 일이라고 본다. 주고받는 미덕 속에 거래는 싹튼다, 는 말이 옳지 않을는지? 집을 팔아야 하실 분들, 괜히 남의 말 따라 ‘중개 수수료가 비싸다.’ ‘중개사가 한 게 뭐 있느냐?‘고 헐뜯지 말고, 1년에 한 번만이라도 지나는 길에 맛있는 꽈배기 한 봉지 사다가 넣어줘 보자. 중개업소 직원들이 꽈배기만 얻어먹고 입을 싹 씻어 버릴까? 나중에 집 팔겠다고 내놓으면 만사 제쳐놓고 그 집부터 팔아 주려고 애를 쓸 것이다. 집을 사실 분들은 어떻고? 우선 지역과 주택이 마음에 든다면 하다못해 아이스크림이라도 몇 개 사 들고 중개사님과 실장님 앞에 내놔 보자. 불과 몇 천 원의 소비가 몇 천만 원의 이득을 가져오기도 할 것이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유리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일도 장사다. 어느 시골 장터에 젊고 예쁜 과수댁(寡守宅)이 국밥집을 하고 있었는데 국밥집의 단골 메뉴는 아무래도 막걸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장터에 나온 사람들이나 평소에도 그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늘 그 과수댁의 국밥집을 들르곤 했다. 그런데 이 국밥집에는 평소에도 사람이 끊이지 아니하여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나중에 과수댁은 큰 부자가 됐었다고 하는데 그 과수댁에게는 장사를 잘 하는 비법이 있었다.. 그 비법이 무엇일까? 복동이 아범이 오건 쇠똥이 삼촌이 오건 항아리로 된 술병을 갖다 줄때 언제나 과수댁은 손님의 귀에다 입을 대고 “술병에 술을 한 잔 더 담았으니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을 지켜 달라.” 는 당부를 했었다. 그 손님은 과수댁이 자기만 좋아하는 줄 알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국밥집만을 찾게 된 것이다. 모든 손님이 다 그러했다는 얘기다. 집이나 땅을 파실 분들께서는 오늘부터 과수댁의 판매 방법을 터득하심이 옳다고 본다. 온 동네 중개업소에 모조리 부동산을 내놓는 방법은 서투른 방법이다. 몇 곳 다녀 보시고 인터넷 구축이 완벽하고 중개사가 예의 바르고 실력이 있으며 실장 등 직원들의 용모가 단정한 곳을 한두 곳 찍어 그곳에만 매물을 내놔 보시기 바란다. 요즘은 한 곳에만 내놔도 동네방네 다 연락이 돼서 다른 업소에서도 중개가 가능한 시대가 됐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라. “나는 죽으나 사나 이 업소에만 매물을 내놨으니 그 책임을 다하라. 수수료는 두둑이 주겠다. 어려 곳 다녀 봤는데 이 업소가 맘에 와 닿고 사람들이 좋아서 정이 간다.” 라고… 이렇게 해 놓으면 매기가 아주 끊어지지 않은 이상 며칠 내로 반드시 연락이 온다. 이 부동산 팔게 되면 수수료는 얼마냐고 먼저 묻지 말자. 또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혼자 맘대로 가격을 정하지 말고 시세와 적정해야 되는 일이므로 중개사와 미리 가격을 절충하시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가격을 많이 받아주는 게 좋은가? 수수료를 깎는 게 좋은가? 5억이 적정선인데 매도인 혼자서만 6억을 고집하게 되면 그 매물은 생전 가도 다람쥐 쳇바퀴가 될 뿐이고, 흥정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수수료를 깎아달라고 조르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꼭 6억을 받아야 한다면 중개업소에 부탁하여 시세가 더 오를 때까지 보류를 시켜놓는 게 좋다. 온도계를 유심히 보노라면 온도계는 아침저녁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동산도 어제와 오늘의 온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어제는 섭씨 10도였는데 왜 오늘은 9도로 내려갔느냐고 따지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주식시장도 매일 온도계의 눈금은 다르게 나타나고 환율의 온도계도 매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부동산 온도계만 그대로 있거나 계속 오르거나 내리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높은 온도에서 팔고 낮은 온도에서 살 수 있는 일도 자신의 복(福)이다. 수원대 평생교육원 부동산학과 가을학기 학생모집 (문의 010-7124-6964 윤지영 조교수)
글쓴이 : 윤 정 웅수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대표부동산힐링캠프 대표중개사노다지 부동산 카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