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성립 요건은 청약과 승낙이다
사례로 풀어보는 계약의 유효와 무효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생활은 매일 같이 계약의 연속임을 알고 계시겠지? 계약서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는 일은 형식상 있는 일이고, 하겠다는 청약과 그렇게 하라는 승낙의 합치가 서로 맞아 떨어지면 계약은 그것으로 성립이 된 것이라네.
계약은 갑과 을이 아파트를 사고팔고 하는 사법상의 계약도 있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끼리 거래가 이루어지는 공법상의 계약도 있다네. 그런데 사법상의 계약에는 신분상의 협의나 물질적인 협의도 포함되며, 역시 일방의 청약과 상대방의 승낙으로 이루어진다네.
근대법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재화의 분배에 극히 중요한 기능을 영위하고 있지. 따라서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서로 계약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네.
계약은 성립과 동시에 효력을 발생하는 유효인 계약이 원칙이지만, 당초부터 무효인 계약도 있다네. 계약이 그 내용에 적응하는 효력을 발생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 법률행위 일반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확정. 가능. 적법. 사회적 타당이라는 효력발생 요건을 갖추어야 하네.
특히 신분상의 계약에는 도덕의 요청을 승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효인 것 같으면서도 무효인 것이 있고, 무효인 것 같으면서도 유효인 것도 있다네.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떤 계약이 유효이고 어떤 계약이 무효인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세.
사례 1)
A는 자신의 소유인 전용 85㎡(33평)아파트를 대금 4억 원에 B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받았으나, 매수인 B는 3개월 후에 취득세가 인하된다고 하면서 돈을 덜 내기 위해 잔금을 3개월 후로 미뤄달라고 사정하고 있다네.
A는 위 아파트를 팔고 다음 달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돼 있었기에 그럴 수가 없었어. A와 B가 옥신각신하게 되자 이 사실을 알게 된 C는 매도인 A를 꼬드겨 “이미 중도금까지 받았으니 나에게 다시 싸게 팔라”고 하자 A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C에게 다시 팔아 버렸네.
C는 그 다음 날 D에게 또 팔아 버렸어. 한번 팔아버린 아파트를 이중삼중으로 다시 팔아버린 거야. D는 아무 영문도 모르고 이 아파트를 정상가격에 매수하였지.
자네한테 묻겠네. 위 계약들이 유효일까? 무효일까?
가) 매도인 A와 A를 꼬드겨 계약한 C의 계약은 무효다
나) 일단 계약은 유효다.
다) A와 C도 무효이고, 맨 나중의 선의의 D도 당초 매수인 B에게 빼앗긴다.
사례 1)에 대한 해설
계약의 무효원인에는 당사자의 과실이나 중대한 과실이 있기도 하지만, 형사적 범죄가 개입하는 경향이 많다네. 이 사례는 A, C가 고의적인 배임행위로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네. 따라서 A가 C에게 매도한 이중매매는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이라네.
D는 아무런 사정을 모른 체 정당하게 매수하였으나 A와 C의 행위가 무효가 되면 매수인 B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어 아파트를 빼앗기게 된다네. 그렇다면 D는 A를 상대로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네. 물론 형사적인 문제는 뒤로 하고라도,
사례 2)
A는 사업이 잘 되어 부유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나 늦게 바람이 나서 미녀 B와 깊은 사랑에 빠졌다네. 원래 착한 성품이었고 명석한 두뇌를 가진 사업가였으나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그 바람기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네.
그러나 몇 년 동거를 하다 보니 B가 싫어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헤어지자고 하였던바, B는 울면서 “헤어지려면 33평 아파트 한 채만 사주고 가라” 고 하므로 A는 앞으로 1개월 이내에 강남의 33평 아파트 한 채를 사주겠다는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주고 헤어졌다네.
이 이행각서는 유효일까? 무효일까?
가) 선량한 풍속 사회질서에 위반한 계약이므로 무효다.
나) 계약은 계약이니까 유효다.
다) 본처와 자녀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례 2)에 대한 해설
배우자 있는 자가 다른 여자와 동거하는 것은 간통행위지만 처벌은 없네. 만일 혼인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동거하자는 계약을 맺는다면 이 계약은 무효일세. 그러나 동거관계를 청산하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사주겠다는 계약은 유효하다네.
또한 애인과 헤어지면서 앞으로 월 생활비를 대 주겠다, 그 사이에서 출생한 자녀들의 교육비나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계약도 유효하다네. 따라서 이처럼 반사회적 법률관계를 맺는 계약은 무효이지만, 그것을 종료시키는 법률행위는 유효로 보는 것이 법의 묘미이기도 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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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윤 정 웅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부동산힐링캠프 중개사무소 대표중개사 http://cafe.daum.net/6816627
-노다지 부동산 카페 대표 https://cafe.naver.com/3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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