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와 시비를 하고 있을 때 곁에 서 있는 사람이 내 편을 들어주면 마음이 든든하다. 부동산을 거래할 때도 중재자가 내 편을 들어주거나 내 말에 북장구를 쳐주면 계약도 유리하게 할 수 있고, 매매대금도 득을 볼 때가 있다. 거래가 있을 때는 옆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자가 되자.
어느 시골 장터에 젊고 예쁜 과수댁(寡守宅)이 국밥집을 하고 있었는데 국밥집의 단골 메뉴는 아무래도 막걸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장터에 나온 사람들이나 평소에도 그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늘 그 과수댁의 국밥집을 들락거렸다.
그런데 이 국밥집에는 평소에도 사람이 끊이지 아니하여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나중에 과수댁은 큰 부자가 됐었다고 하는데 그 과수댁에게는 장사를 잘 하는 아주 간단한 비법이 있었다. 그 비법은 무엇일까?
김씨가 오건 박씨가 오건 항아리로 된 술병을 갖다 주면서 그 손님의 귀에다 입을 대고 “술병에 술을 한 잔 더 담았으니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하지 말라” 는 당부를 했었다고 한다. 그 손님은 과수댁이 자기만 좋아하는 줄 알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국밥집만을 찾게 되었고, 모든 손님들이 다 그러했다는 것이다.
집을 파실 분들께서는 오늘부터 과수댁의 판매 방법을 터득하심이 옳다고 본다. 온 동네 중개업소에 모조리 집을 내놓는 방법은 서투른 방법이다. 몇 곳 다녀 보고 인터넷 구축이 완벽하고 중개사가 예의 바르고, 실력이 있으며 실장 등 직원들의 용모가 단정한 곳을 한두 곳 찍어 그곳에만 매물을 내놔 보시기 바란다.
요즘은 한 곳에만 내놔도 동네방네 다 연락이 돼서 다른 업소에서도 중개가 가능한 시대가 됐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라. “나는 죽으나 사나 이 업소에만 매물을 내놨으니 그리 아시라. 수수료는 잘 챙겨드리겠다. 여러 곳 다녀 봤는데 이 업소가 맘에 와 닿고 사람들이 좋아서 정이 간다.” 라고…
이렇게 해 놓으면 매기가 아주 끊어지지 않은 이상 며칠 내로 반드시 연락이 오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혼자 맘대로 가격을 정하지 말고 시세와 적정해야 되는 일이므로 중개사와 미리 가격을 절충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5억이 적정선인데 매도인 혼자서만 6억을 고집하게 되면 그 매물은 다람쥐 쳇바퀴가 될 뿐이고, 나중에는 중개사도 지쳐서 가지 않게 된다. 꼭 6억을 받아야 한다면 중개업소에 부탁하여 시세가 더 오를 때까지 보류를 시켜놓는 게 좋다.
부동산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가지고 있는 돈을 솔직히 이야기 하고, 부족한 금액은 대출로 할 것인지 전세로 할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돈은 5억 밖에 없으면서 5억에서 10억 사이 매물을 찾고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면 그 계약은 공인중개사 다리 훈련시키다 끝나게 된다.
부동산의 온도계는 아침저녁으로 변한다. 어제는 섭씨 10도였는데 왜 오늘은 9도로 내려갔느냐고 따지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주식시장도 매일 온도계의 눈금은 다르게 나타나고 환율의 온도계도 매일 다르게 나타나듯 부동산 온도계도 수시로 변한다. 높은 온도에서 팔고 낮은 온도에서 살 수 있는 일도 자신의 복(福)이다.
부동산시장에서 특이한 현상 한 가지는 온도계가 계속 옆걸음질을 칠 때가 있다. 침체기가 끝나고 회복기에 이를 때나, 상승기가 끝나고 하강기로 접어들 때가 그렇다. 오르지도 아니하고 내리지도 아니한 체 옆으로 가는 현상을 가재걸음이라고 하는데 매도 세력과 매수 세력이 줄다리기를 할 때나 대출중단 또는 관련법을 개정할 때에는 늘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럴 때 대개 초보들은 팔고, 고수들은 사는 시기로 잡고 있지만, 꼭 그게 맞아 떨어진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의외의 악재가 나타나서 더 내려가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떤 시기일까?
사랑에 푹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고, 부동산에 푹 빠지면 안 좋은 것도 좋게 보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부동산도 일단 팔아야 돈이 되는 것이므로 한 곳에 너무 애착을 갖는 일은 옳지 못하다. 2022년부터는 팔 것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부동산 거래에도 주고받는 미덕이 있어야 좋다. 시골에서는 5일 장이 열리는데 필자의 어머니께서는 꼭 거래하시는 쌀가게만을 다니셨다. 그 쌀가게에서는 쌀을 팔러오는 사람이나 사가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었다. 팔러오는 사람에게는 작은 비누를 주었고, 사러오는 사람에게도 작은 치약을 주었기에 그거라도 덤으로 얻으려고 모두 그 가게를 이용했다.
그래서 다른 쌀가게에는 사람이 없어도 그 가게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곤 했다. 얼마 전 필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어느 중개업소에서도 메모지를 만들어 각 세대에 돌리는 걸 봤다. 각박한 시기에 그 메모지를 만들어 돌리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이다.
쌀가게의 선물 공세나 중개업소의 메모지 선물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 같지만 10만 원으로 100만 원의 이득을 노리는 세심한 배려가 있는 일이다. 주고받는 미덕 속에 거래는 싹튼다. 라는 말이 옳지 않을는지? 오늘부터 부동산을 팔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살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흥정하는 중재자를 우선 내 편으로 만드는 요령부터 터득하여 잘 팔고 잘 사는 고수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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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010-7124-6964 윤지영 전문가)
▶글쓴이 윤 정 웅
-수원대 평생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21세기부동산할링캠프 대표. 부동산힐링캠프 대표중개사
-노다지 부동산 카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