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도 무조건 싸야 한다. 비싸게 분양 받으면 월세도 그만큼 비싸게 부를 수밖에 없고, 월세가 높으면 임차인 구하기도 당연히 어렵다.
공실 기간이 길어지면 임대인은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업종 상관없이 임차인 구하기에 혈안이 되는데 그러다 보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분양업체는 분양이 끝나 떠나면 그만이고 중개사도 책임질 일이 없다.
가능하면 상가는 이미 상권이 형성되어 고정수요가 있는 구축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그런 입지에 투자할 때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막상 해보면 이런 상식적인 내용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덜컥 투자하는 이들이 있다. 업어주고 싶은 상가와 미운털 박힌 상가를 잘 구별하는 지혜를 갖자.
전면 상가가 아닌 후면 상가는 일단 쳐다보지도 마라
상가는 전면 상가가 가장 좋다. 물론 후면에 있는 상가보다는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후면 상가는 임대를 놓을 수는 있어도 내가 팔고 싶을 때 팔 수가 없다. 어떤 부동산이든 내가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데 후면 상가의 경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임대를 놓기도 어렵지만 팔 때도 내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는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월세가 싸고 권리금이 없는 상가에는 투자하지 마라. 초보 투자자의 경우 자금과 경험이 부족해서 주로 월세가 적은 상가를 매입한다. 하지만 월세가 적거나 권리금이 없는 상가는 장사가 잘 안 되는 곳이다. 그런 곳의 앞날은 뻔하다.
특히 월세가 싼 상가는 임차인이 인테리어에도 공을 덜 들이고, 장사가 안 될 경우 언제든지 그만두고 나갈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난히 업종과 임차인이 자주 바뀌는 상가 자리가 있다. 그런 상가의 임대인은 나중에 팔 때도 제값을 받기 힘들다.
너무 먼 지역의 상가에는 투자하지 마라. 상가는 주택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런데 너무 먼 거리에 있는 상가에 투자해놓으면 자주 찾아갈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주변 상권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내 상가는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 꾸준히 확인하기 어렵다.
상가는 경기와 주변 입지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임차인이 어떻게 장사를 하고 있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자주 찾아갈 수 있는 지역의 상가에 투자하는 게 옳다.
유동인구가 없는 곳의 상가는 파리만 날린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역 4번과 5번 출구의 지하상가다. 4평의 지하상가는 10억 원까지 거래되지만,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인근 상가는 시세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유동인구는 상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의 상가 중 장사가 되는 상가를 골라야 한다.
대형 쇼핑몰 주변의 상가는 지나가는 손님 구경만 한다. 상가 옆에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등이 들어서 있고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곳은 장사가 잘 될 줄 안다. 그러나 그런 곳은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만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장사가 잘 되던 곳도 그런 쇼핑몰이 들어오면 망하는 게 일반적이다.
역세권은 안 되는 가게가 더 많다. 역 주변은 대개 뛰어가고, 뛰어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사람이 많아 장사가 잘될 것 같지만, 바쁘게 오고 가는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 또한 출입구를 비켜나 있으면 그나마 사람 구경도 힘들다. 그러므로 역전 지하상가는 이름뿐인 상가가 많다.
주차할 곳이 없으면 장사가 안 된다. 쇼핑하는 사람들 중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따라서 주차장이 없는 상가는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는다. 약간 시내를 벗어나도 주차장이 넓은 상가는 먼 곳에서 오는 손님들이 즐겨 찾을 수 있으므로 상가 투자를 하려면 먼저 주차장부터 확인해야 한다.
경사진 곳에 있는 상가는 손님도 없지만, 임차인 구하기도 어렵다. 장사가 잘되는 상가는 전봇대 꼭대기에 있어도 되지만, 경사진 곳에 있는 상가는 손님들이 자신의 걸음부터 주의해야 하므로 가게에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해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손해를 볼 수 있다.
너무 허름한 상가는 곰팡이 낀 묵은김치와 같다. 인프라가 잘 어우러진 목이 좋은 상가라 해도 가게가 너무 허술하면 금방 손님이 떨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것, 유행을 좋아한다. 오래된 김치가 깊은 맛은 있지만, 곰팡이가 피면 손님 앞에 내놓을 수 없는 것처럼 너무 낡은 상가는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
수원대 평생교육원 ‘부동산법률 및 재테크과정’ 봄학기학생모집. 3월5일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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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윤 정 웅
-수원대 평생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21세기부동산할링캠프 대표. 부동산힐링캠프 대표중개사
-노다지 부동산 카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