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계속 올라가는 집값이 발을 동동 굴리며 집을 사고 싶어하던 그 많던 사람들이 금리인상 과 함께 집 살 사람이 사라졌다.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6으로 3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고 13주 연속 하락세이며 38주 연속 100이하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다.
매매수급지수는 중개업소 설문조사와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0~200 사이 점수화한 수치로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 집을 살 사람이 적다는 의미다.
거래상황은 더 심각하다. 살 사람이 적다면 적은 대로 거래가 되면 다행이지만 현장에서 보면 살 사람이 거의 없다. 점수보다 현실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다.
작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가 45만건 정도였는데 올 상반기는 18만건 정도로 1/3 토막 수준이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가 317건 정도라 하니 이 정도면 거의 올 스톱이다.
금리와 집값이 반비례 관계인 것은 맞지만 금리가 올랐다고 이렇게 갑자기 집 살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노무현 정부시절 대출금리가 7% 수준이었음에도 집값이 올랐는데 지금 1금융권 대출금리가 4~5% 수준으로 올랐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최근 투자심리 위축으로 집 살 사람이 사라지고 거래절벽이 된 표면적인 이유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빨리 올린 것이지만 그 속 배경은 8년 동안 2-3배 오른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기준금리인상이 20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인 제로금리의 달콤한 양적완화의 종말을 의미하는 트리거가 되면서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투자심리는 아직 살아있지만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돈 벌자고 투자를 한다. 아무리 실 수요자라 하더라도 세금 내고 대출이자 내고 남는 것 없는 집을 살 사람은 없다.
다시 집을 살 마음이 생기려면 집값이 더 올라갈 것 같은 기대감이나 이 정도 떨어지면 바닥일 것 같다는 안도감이 스며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금리인상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더 이상 올리지 않는다 라는 시그널 정도는 나와야 한다.
일각에서는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는데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본격하락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2-3년에 걸쳐 고점 대비 30%정도 하락이 되어야 하고, 더 오를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무리하게 집을 사는 패닉바잉(panic buying)과 반대되는 더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에 집을 던지다시피 팔아버리는 패닉셀링(panic selling)현상이 나와야 바닥을 지나갔다 할 수 있다.
거래절벽이 지속되면 세수감소와 건설경기위축, 내수경기침체, 깡통전세 등 여러 부작용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승장보다 하락장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더 크다.
정부는 지금까지 상승장의 눈높이에 맞춰진 부동산정책을 하락장으로 눈높이 전환을 하면서 필요한 규제는 유지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서 침체기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 수요자들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면서 종자돈을 더 모으고, 금리인상 속도와 집값 조정 폭을 예의주시하면서 내 집 마련 전략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겠다.
집을 팔아야 할 매도자는 급하게 팔기 보다는 금리인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이후 실 수요침자들이 움직일 때 적극적으로 파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