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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10년 보유 5년 거주' 매매 허용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주변 상가. 동작구로 이어지는 큰 도로를 따라 듬성듬성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25일부터 장기보유자 매매 가능’이란 문구가 붙어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이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게 돼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어떻게 형성될지 묻는 전화가 하루에 3~4통씩 걸려온다"며 "매수 대기자도 5~6명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규제가 일부 풀리면서 그동안 ‘거래절벽’ 상태였던 서울 반포·개포 등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남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조합이 꾸려진 재건축 아파트라도 실거주 목적으로 오래 보유한 조합원에 한해 조합원 지위 양도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이 오는 25일 시행된다.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거주’한 1가구 1주택자는 보유 물건을 팔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 8·2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과 경기 과천시 등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단계인 재건축 단지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당시 조합 설립 후 3년 이내 사업시행 인가 신청을 하지 못하는 등 ‘사업이 지연된 경우’에 한해 예외 규정을 두긴 했지만, 장기 거주자에 대한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유삼술 국토부 주택정비과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를 보유한다는 이유만으로 투기세력으로 보긴 어렵다는 판단에 예외 규정을 마련했다"며 "실거주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뀐 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거래가 막혔던 반포·개포 재건축 아파트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반포 일대에선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거래가 정지된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가 대표적이다.

개포동에선 조합설립 전인 주공 5~7단지, 착공에 들어간 2~3단지 등을 제외한 주공 4단지 정도만 적용될 전망이다. 실제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개포주공 4단지 매물엔 ‘10년 보유, 5년 거주 예외 물건’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초소형 면적으로 구성된 개포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원이 전·월세를 놓는 경우가 많다"며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반포 일대에 실거주 요건을 채운 장기 보유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의 미성·크로바 아파트 주변 상가 모습[사진=연합뉴스].


'똘똘한 한채' 선호 강해질 수도

다만 얼마나 많은 물건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반포·개포 일대 중개업소들은 "5년 이상 보유 요건을 충족한 조합원이 많지 않을뿐더러,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 같지도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1주일 전보다 0.98% 올랐다. 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주간 상승률로 역대 최고치다. 송파구(0.85%)와 서초구(0.39%)의 상승률도 높았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는 이달 초 18억5000만원에 거래돼 한 주 새 1억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오히려 주택 수요자의 매수 심리를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거래 금지 규정에 묶여 사고 싶어도 찾아볼 수 없었던 매물이 하나둘 나올 것으로 보여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조합원이 물건을 쏟아내지 않는 한 집값이 잡힐 것 같지 않다"며 "오히려 일부 나온 물건이 거래되면서 강남 집값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비강남권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권 등의 ‘똘똘한 한 채’로 자산을 집중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릴 수도 있다.
 
일단 국토부는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정책이 차질 없이 시행되면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분양가를 억제하는 민간택지 상한제와 서울 내 신규 공공택지 개발 등도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다. 여기에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안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보유세 인상의 효과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보유세 인상 폭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시적 진정 효과는 있겠지만 매물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집값이 강세일 때는 세금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집값은 정부 대책에 따라 출렁일 수 있겠지만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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