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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주거문화① 초소형 주택의 반란
주거공간이 다각도로 바뀌고 있다. 생활문화, 인구구조, 주택시장 등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주거공간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의 변화도 새로운 주거문화를 형성하는데 한 몫 한다.

집에 대한 개념의 변화는 단순히 외형적 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집 안팎의 시설과 환경, 문화, 서비스 등에 더 무게를 둔다. 양보다 질, 즉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주거의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요즘 주택시장에서 일고 있는 변화 흐름을 짚어본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요즘 주거문화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현상 중 하나가 ‘나 홀로’ 가구의 증가다.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인구주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1990년 9%(102만1481가구)에서 2000년 15.5%(222만4433가구), 2016년 27.8%(539만7615가구)까지 급증했다. 이 추세로 가면 5년 뒤엔 30%를 웃돌 전망이다. 이는 전체 가구의 증가율보다 2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서울지역 1인 가구 수는 2010년 88만1405가구에서 2017년 116만5681가구로 32%나 급증했다. 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게다가 황혼이혼, 고령화 등으로 노령층 1인 가구도 부쩍 늘고 있는 상황이다.

1인 가구 생활방식을 반영한 주거유형에 주택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소형 가전, 혼자 즐기는 레저, 나를 위한 소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등 1인 가구 관련 산업이 경제의 한 축을 이루면서 업계에선 이를 1인 경제(economy)라는 의미에 빗대 ‘1코노미’로 부르기도 한다.

▲ 혼자 술 마시고 밥 먹고 노는‘횰로(나홀로+욜로) 주택'이 뜨고 있다. 사진=(주)져스틴하우스.


급증하는 '횰로 공간', 전문업체도 급증

그 중 하나가 주택시장에선 주거공간 크기의 변화다. 업계에선 1인 기준 최소 필요 공간을 대략 33㎡(10평) 정도로 본다. 국민 주택이라 불리는 중소형 평형(전용 60~85㎡ 이하)의 절반 크기다. 불필요한 공간을 대폭 없애고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맞춤’ 공간이라고 해서 업계에선 ‘핏사이징(fitsizing)’이라 부른다.

집 안에 서재·보관·놀이·운동 등의 공간은 빼내고 최소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먹고 자는 기본 주거기능만 남겨 두는 형태다. 주거 공간을 점차 줄여가는 다운사이징(downsizing) 현상에서 더 나아가 초소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활동공간이 필요한 경우 공용 공간으로 만들어 이웃과 공유하는 형태를 띈다.

이런 배경에서 나타난 주거 형태 중 하나가 셰어하우스(share house)다. 셰어하우스는 혼자 쓰는 개인공간과 여럿이 함께 쓰는 공용공간이 한 곳에 공존하는 형태다. 한정된 공간에서 필요한 주거기능을 모두 누리면서 주택 마련 부담도 덜 수 있어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셰어하우스만 전문으로 짓거나 운영하는 업체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1인 가구 주택시장에선 인테리어나 리모델링도 활발하다. 규모가 작다 보니 적은 비용으로도 새롭게 단장하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춰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서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재택 근무가 늘면서 카페 같은 집, 도서관 같은 거실, 사무실·스튜디오 같은 홈 오피스 등으로 꾸미는 콜라보레이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선 젊은층을 중심으로 '방스타그램' ‘감성인테리어’ ‘북유럽 스타일’ 등 셀프 인테리어 경험과 방법을 알려주는 해시태그(#)가 수백만 건에 이른다. 셀프 인테리어 관련 용품 판매량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펜트하우스에서나 전원주택에서나 볼 수 있었던 높은 천장, 복층 구조, 테라스·발코니 등이 초소형 주거공간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습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협소한 공간을 주거공간이자 업무·휴식 공간으로서 다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다.

이를 두고 혼자 술 마시고(혼술) 밥 먹고(혼밥) 노는(혼놀) 공간이라 해서 ‘횰로(나홀로+욜로) 공간’으로도 부른다.

▲ 충북 음성의 초소형 주택 전시장에 몰린 소형 주택 수요자들이 전시된 모델을 둘러보고 있다.


투자수요까지 몰려 작을수록 더 비싸

1인 가구가 이처럼 주택시장의 한 수요층을 이루면서 초소형 주택의 매매 거래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전용면적 40㎡ 이하 주택의 매매 거래비율은 2013년 11.1%에서 2015년 11.6%, 지난해 12.88%로 해마다 늘고 있다. 1인 가구가 밀집한 서울의 경우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의 거래량이 2010년 3352건에서 2017년 7036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초소형 주택은 산업단지 인접 지역, 업무지구 밀집 지역, 신도시 등에서 공급과 수요가 두드러진다. 때론 해당 지역 주택시장의 시세를 주도하기도 한다.

지난해 입주한 서울 종로구 홍파동에 들어선 경희궁자이의 전용 37㎡형의 경우 시세가 분양가에 2억원 정도 더 오른 5억5000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경희궁자이는 서울의 대표 업무지구로 꼽히는 광화문·을지로와 이웃해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형도 과거 2005년엔 1억9000만원 대에 분양할 땐 미분양이 쌓였다. 하지만 지금은 평균 6억7000만~7억4000만원을 형성, 최고가가 8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의 전용 40㎡형은 청약경쟁률이 77.75대 1에 달했다. 이어 11월에 금융업무지구인 여의도와 인접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전용 47㎡형은 청약경쟁률이 145.5대 1을 기록했다.

조경희 신도시 투자개발 컨설턴트(나비가공인중개 대표)는 “주택시장 수요층이 핵가족에서 1인가구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주택이 인기”라며 “수도권 아파트 값이 크게 뛰어 내 집 마련 부담을 덜려는 실수요층과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린 점도 초소형 주택의 몸값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 초소형 주택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 사진=(주)져스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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