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1만명(속초) vs 1121만명(제주)'. 각각 지난해 강원도 속초시와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을 비교한 수치다. 관광객 숫자만 놓고 본다면 이미 속초 관광객이 제주도 관광객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속초는 외국인 관광객이 44만1804명으로 전체의 2.58%에 달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효과와 한류 영향 등으로 지난해 속초를 방문한 관광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강원도 속초가 제주도 못지 않는 글로벌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속초시가 새롭게 유치한 속초항 크루즈항만 등을 통해 유입되는 외국인 관광객과 ‘워라밸’에 열광하는 젊은 내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등에 업고서다.
이에 따라 속초가 제주도 넘어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교통망 개선, 서울 이웃동네 된 속초
강원도에 따르면 2018년 속초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1711만1424명(내국인 1666만9620명, 외국인 44만1804명)으로 2016년(1411만8000명)보다 17.49% 증가했다. 이에 비해 제주도는 지난해 관광객이 1121만명에 그쳐 2016년(1585만명)보다 29.27%나 줄었다.
이처럼 속초 관광객이 단시간 내 증가한 것은 무엇보다 접근성이 몰라보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속초 관광객 증가의 일등공신으로는 2017년 6월 개통된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꼽힌다. 한때 대한민국의 오지 중 한 곳으로 꼽혔던 속초는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까지 이동거리가 기존 175.4km에서 150.2km로 25.2km 가량 줄면서 서울의 이웃 동네로 떠올랐다. 주행 기간이 기존 2시간 1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40분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의 개통은 곧바로 속초의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평일에도 관광객으로 붐비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후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게 현지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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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베니스로 불리는 강원도 속초 전경.
속초해수욕장과 청호동 아바이마을, 설악산 국립공원 등에도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속초해수욕장의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직후인 2017년 7월 102만9170명(7월 7~29일)이 방문했다. 이는 2016년 같은 기간 방문객(79만8675명)보다 무려 28.9%나 늘어난 수치다.
앞으로 속초 관광객은 한층 더 증가할 전망이다. 초대형 교통망 건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6년 전면 개통 예정인 동서고속화철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동서고속화철도는 기존 경춘선(서울~춘천 구간)에 춘천~속초 구간을 추가로 연결하는 단선 철도 노선이다. 동서고속화철도가 계획대로 뚫리면 인국제공항에서 속초역까지 1시간 50분대, 용산역에서 속초역까지는 70분대로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양양국제공항 경제 항로 개설과 속초항 국제 크루즈 출항 등도 속초 관광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양양국제공항이 이달 10월부터 중국 상하이, 항저우, 시안, 닝보간 정기 항로를 개설한다.운항횟수는 주 16회로 10월 중순부터 취항해 1년간 총 832회를 운항하며 연간 27만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속초시는 특히 중국 4개 도시 정기노선은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 중심운영으로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강원도는 기대하고 있다.
속초시 "관광객 극대화위해 노력할 터"
속초항이 크루즈 기항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점도 호재다. 강원도해양관광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글로벌 크루즈 회사인 '하팍로이드' 크루즈 선사 관계자 초청 팸투어를 통해 2020년과 2021년 각 1항차씩 2항차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2019년 7항차, 2020년 이후 11항차 등 현재 총 18항차를 유치해 4만4000여 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속초를 방문할 예정이다.
속초를 찾는 관광객 증대를 위한 속초시 차원의 관광 인프라 구축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속초 비전 2035'다. 이는 속초시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종합개발계획으로 속초해양수산특화단지, 글로벌 레저 관광 특구, 체류형 관광레저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속초시의 관광 상품 개발 노력도 속초 관광객 증가를 불러올 전망이다. 속초시는 속초를 찾는 관광객 증대를 위해 권역별로 새로운 관광명소를 발굴하고 기존의 관광자원은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테마별 관광활성화 전략을 수립해 이슈화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속초시는 또 최근 뉴트로, 도시재생, 인문여행의 관광트렌드를 만족시킬 수 있는 SNS 유명명소와 각종 테마시설 등 새롭게 떠오르는 관광사업체와 관광지가 더욱 이슈가 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국내외 관광홍보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속초시 관광과 관계자는 "수도권과 가깝고 다양한 자연경관으로 인지도 높은 속초시를 늘 새로움을 주는 글로벌 관광지로 탈바꿈하고자 주요 관광지에 새로운 시설을 확충하고, 각종 축제와 이벤트 확대와 국내외 관광객 대상 홍보 강화를 통해 속초를 찾는 방문객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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