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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소형 건축 플랫폼 회사들의 불편한 진실
요즘 인터넷에 ‘OO하우징’, ‘□□하우스’ 등 단독주택을 짓는 회사들의 광고가 부쩍 늘어났다. 포털 사이트 검색을 하다가 문득문득 광고가 나타나는 걸 보면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 소규모 건축물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파트 일변도의 주거문화 속에서 단독주택 등 개성 있는 건축행위들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상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부분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꽤 오랫동안 건축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소규모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너무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하우징, 하우스, 패시브, 친환경, 일본식, 유럽식, 타운하우스, 디자인 등 수많은 다양한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런 회사들의 유혹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축주들을 대행해 토지매입부터 설계, 시공, 세무처리 등 모든 일을 자기들이 처리해준다고 한다. 어떤 회사들은 건축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건축주들은 아무 걱정 말고 자기들만 믿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건축 플랫폼’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포장하거나 불리는 이 회사들은 중소형 건축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한다고 주장한다. 건축 소비자와 전문가 중간에서 집 짓기가 잘 진행되도록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건축이 진행되고 나면 하나씩 거짓으로 드러나고 마지막에는 소송으로 끝을 맺는다. 이 소송의 와중에도 회사들은 또 다른 순진한 건축주들을 모집하고 저명한 전문가들을 병풍으로 내세워 예비 건축주들을 교육하고 계약을 맺는다. 물론 모든 회사들이 이렇게 사실상의 사기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현장에서 본 대부분의 회사는 크건 작던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다. 2017년 건축주 L씨는 초등학생인 두 자녀의 양육을 위해 주거지 인근의 신도시에 2층짜리 상가주택 신축을 결심했다. 인터넷 검색과 발품을 팔아서 한 건축 플랫폼 회사와 상담을 했고 그들이 개최하는 세미나도 열심히 참가했다.

이 회사는 당시 자금 사정이 나빠진 상태여서 실제보다 낮은 비용으로 건축 계약을 체결하도록 종용했다. 건축주는 “이 금액에 원하는 건축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회사를 믿고 계약을 했다. 설계를 마치고 시공을 하기 시작할 때 예상된 상황이 벌어졌다. 계약 금액으로는 도저히 그 상가주택을 지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회사는 건축주에게 추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건축할 것을 권하고 건축주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팽팽히 맞섰다. 이후 3년 동안 추가 건축비를 둘러싸고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내용증명도 오갔으며 지금도 그 상가주택은 완공을 못하고 있다. 건축주 스스로 ‘너무 순진하게 그 회사를 믿은 게 잘못’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 일부 몰지각한 건축 플랫폼 회사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개인 건축주들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최악의 건축 플랫폼을 피하는 최소한의 기준은?
 
필자는 건축주들이 몰지각한 건축 플랫폼 회사들을 피하는 방법과 피하기 위해서 관찰해야 할 점들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이런 회사들은 건축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닌 경우가 많다. 건축에 관심이 좀 있었던 사람들이나 어쩌다 보니 집을 한두 번 지어본 사람들이 자기가 전문가가 된 줄 착각하고 회사를 만든다. 이들은 홍보와 영업 능력이 뛰어나 겉보기에 화려하고 믿음직해 보인다. 이런 회사가 정말 능력이 있는지 확인해보려면 그 회사 안에 실제로 설계 전문가, 시공 전문가들이 있는지 보면 된다. 사무실 안에 회사 운영 인력들만 있고 설계와 시공 인력은 한두 명 앉아 전화나 받고 있다면 그 회사는 모든 걸 외주로 돌리고 있다는 얘기고, 실제 건축 과정을 컨트롤할 능력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작은 집이라 하더라도 건축을 한다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과정이다. 이십 년 현장만 지키던 현장소장도 조금만 일에 소홀해지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속출하는 곳이 현장이다. 이런 걸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설계, 시공은 하청을 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건축주들을 모아 건축을 진행하니 건축주들의 피해가 없을 수가 없다. 예비 건축주들은 우선 전문가들(건축사, 건축기술자, 안전 관리기사 등)이 그 회사에 직접 고용되어 있는지 꼭 확인하자.

두 번째로 확인해 볼 것은 그 건축 플랫폼 회사의 시공현장이다. 그 회사가 홍보하는 완성된 집이 아니라 시공 중인 현장을 방문해 보면 된다. 십중팔구 현장에 원래 회사의 직원은 없고 건축주가 원래 계약한 금액보다 훨씬 싸게 공사를 수주한 그 지역의 건축업자가 집을 짓고 있을 것이다. 집 몇 채 지어본 목수 반장이 현장소장이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집을 짓고 있는 경우도 많다. 건축주에게 모든 걸 알아서 해준다고 하던 원래 회사는 많아야 한 달에 한 번 현장에 나가 얼굴을 비출 뿐이다.

2년 전에 사업장을 겸한 주거형 주택을 짓던 K씨가 위와 같은 사례에 속한다. 그는 전자기기 제조를 하는 사업가였는데 1층은 공장, 2층은 본인과 가족이 살 수 있는 100여 평 규모의 큰 저택을 짓기로 계획했었다.

서울에 있는 건축 플랫폼 회사는 현장 소장을 외주 인력으로 활용했는데 본사에서 대금 지급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어느 날 말도 없이 현장을 떠났다. 현장 소장이 없으니 그 후 건축의 각 세부 공정은 부실하게 시공되었고 공사기간도 늘어났다. 건축주 K씨는 여러 번 그 회사에 항의했지만 ‘책임지고 완공하겠다‘는 말만 할 뿐 현장은 더욱 엉망으로 변해갔다.

참다 못한 건축주는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을 올리고 회사 대표와 담당자를 만나러 서울에 몇 번이나 항의 방문했지만, 단 한 번도 그들을 만날 수 없었다. 더 화가 난 건축주가 온라인의 각종 게시판에 자신이 입은 건축 피해를 알리기 시작하자 이 회사는 조치를 취했고 예정일보다 6개월이나 지나서 겨우 완공되었다.      

모든 현장에는 착공신고 시 자격요건을 갖춘 현장의 담당자를 한국건축기술인 협회에 신고해야 한다. 예비 건축주들은 현장에 가서 기술인 협회에 신고된 기술인이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회사가 직접 현장을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문제의 더 중요한 점은 비용 문제이다. 이런 회사들은 지역 업체나 목수 반장에게 하청을 줄 때 자기 몫을 지나치게 많이 챙기고 터무니없이 적은 돈을 내려보내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돈이 부족해 도면에 있는 것들을 마음대로 생략해버리거나 더 싼 자재로 대체해 부실공사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에는 현장이 멈춰 버리기도 한다.
 
건축은 못해도 소송은 전문가급인 곳도 있어
 
일정대로 집이 완성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시공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까지 알게 된 건축주들은 결국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되지만 좋은 결과는 나오기 힘들다. 이들이 집은 못 지어도 소송엔 전문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소송이 걸려 있으므로 소송 쪽으로는 확실한 노하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예비 건축주들의 고민은 깊어간다. 위에 지적한 대로 회사가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현장은 직접 운영하는지 확인해 보면 터무니없는 사기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축주가 원하는 건축을 진행해 준다는 것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사기꾼들은 아니라는 최소한의 검증일 뿐이다.

성공적인 중소형 건축의 첫 번째는 제대로 된 건축 전문가를 찾는 것

단언컨대, 중소형 건축 시장에서 처음부터 건축주의 입장을 이해하고 헌신하는 회사는 없다. 건축의 그 수많은 과정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업체, 개인들이 있을 뿐이다. 수많은 과정을 다 알아서 해주겠다는 업체는 더 큰돈을 벌겠다는, 아예 통째로 먹겠다는 이익 당사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비 건축주들은 쉬운 길을 찾지 말자. 모든 걸 다해준다며 유혹하는 언론 플레이에만 능숙한 화려한 회사들을 피해야 한다. 대신 각각의 분야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제대로 자격을 갖추고 있는 설계사무실, 시공회사와 같은 전문가들도 분명히 있다. 그들을 잘 찾아서 적절한 비용으로 일을 의뢰하고 이해당사자를 넘어 진정한 신뢰관계를 쌓는다면 자신의 집이나 건물을 짓는 과정이 보람 있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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