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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별 특성 반영 방안 없어
공시가격 인상으로 아파트(공동주택) 보유세에 이목이 쏠린 사이, 단독주택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연간 공시가격 인상 폭이 아파트보다 훨씬 큰 데다, 주택별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3일 공동주택·단독주택·토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9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실화 도달 기간은 아파트는 최대 10년, 단독주택은 15년이다. 

그러나 연간 상승 폭은 단독주택이 더 크다.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아파트(69%)보다 단독주택(53.6%)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는 연평균 3%포인트씩 시세 반영률이 높아지지만, 단독주택은 최대 7%포인트씩 오른다.   
 

▲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상승 폭만이 아니다. 일률적 인상도 문제다. 같은 주택이지만 단독 주택이 아파트보다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동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단지 안에 있으면 같은 입지로 취급된다. 예컨대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전용 84㎡ 아파트의 102동 505호(12억원)와 같은 층의 501호(11억7000만원)의 거래 가격은 엇비슷하다. 공시가격 평가액이 크게 달라질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완전히 다르다. 앞·뒷집이어도 도로변에 붙어 있는 주택의 몸값이 훨씬 높다. 지난 1월 마포 도화동에서 팔린 두 주택이 대표적이다. A·B주택은 비슷한 시기에 준공했고, 둘 다 단층이고, 열 걸음 정도 떨어져 있다. 대지면적은 B가 16㎡(약 5평), 연면적은 A가 16㎡(약 5평) 더 크다. 그러나 A주택은 2억원에, B주택은 5억원에 팔렸다. 시세 가늠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래서 시장에선 “매년 공시가격을 발표할 때마다 단독 주택 때문에 난리가 날 것”이라는 걱정이 벌써 나온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실거래 자료 등 다양한 자료가 축적되어 있고 조사?평가기법도 발전해 과거 비해 시세산정의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단독 주택은 개별 특성이 강한 만큼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공시가격 산정의 기반이 될 실거래 자료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10월 기준)는 8만5703건이지만, 단독?다가구는 1만1460건에 불과하다. 8배 차이 난다. 전수조사하는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표준 주택만 조사한 후 주변의 공시가격을 정하는 방식이 갖는 근본적 한계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정평가사는 “90%까지 올린다는 얘기만 있고 어떤 조사기법을 통해 어떻게 올릴 것인지에 대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제도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일률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공시가격 산정 방식이나 이유 등 가격 산정 근거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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