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0억 로또’ 단지에 신청한 수도권 71만여명(중복 신청 포함)이 가슴 졸이는 시간이 왔다. 당첨자 발표다. 이달 초 청약 접수한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와 하남시 감일지구 1개 단지 총 2050가구에 특별공급·일반공급을 모두 합쳐 71만2001명이 신청했다. 이 중 1순위자가 59만여명이다. 수도권 1순위자가 840여만명이고 세대주만 청약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5가구당 한 가구꼴로 청약한 셈이다.
경쟁률이 평균 347대 3에 달했다. 주택형·지역에 따라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이 속출했고, 최고 5219대 1이었다.
10일부터 13일까지 4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당첨자를 발표한다. 4곳에 모두 신청했다면 당첨 기회가 4번이다. 중복 당첨되면 당첨자 발표일이 빠른 단지가 당첨 단지다.
▲ 최고 5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가 10일부터 순차적으로 당첨자를 발표한다. 3개 단지와 지구 전체 조감도.
당첨자 평균 가점 대부분 70점 넘어 10일 평균 경쟁률 416대 1이었던 과천지식정보타운 S4블록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의 당첨자 발표 결과 청약가점(84점 만점) 커트라인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당첨자의 평균 청약가점이 처음으로 70점을 넘긴 72.3점이다. 주택형·지역별 24개 당첨 군에서 58점 하나를 제외하고 최저 점수가 66점이었다. 17개 군의 평균 가점이 70점을 넘겼다. 만점자도 나왔다.
▲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 7월 13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같은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가 68.9점, 이달 초 경쟁률이 203대 1이었던 남양주시 별내지구 별내자이더스타가 69.5점이었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점수화한 것이다. 전용 85㎡ 이하가 전량, 85㎡ 초과가 절반을 청약가점 순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70점대가 되려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15년 이상으로 만점(각 32점, 17점)을 받고 부양가족 수가 4명(25점)이면 74점으로 70점이 넘는다. 부양가족 수가 3명이면 69점이다.
부양가족이 4명 되려면 자녀가 셋이 안 될 경우 부모와 3년 이상 살면 부양가족 수에 포함된다.
이월무 미드미네트웍스 대표는 “자녀를 늘려 부양가족 수 점수를 높이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양가족 수 점수가 1명당 5점으로 무주택 기간(1년당 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년당 1점)과 비교해 가점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대폭 올릴 수 있다. 부모 모두와 살면 3년만에 10점이 올라간다. 부모가 당락을 좌우한 셈이다.
▲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당첨자가 손에 잡은 로또를 품는 데까지 두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대출과 세금이다. 분양가 9억원 초과는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데 과천지식정보타운 전용 85㎡ 초과가 대부분 9억원이 넘는다.
85㎡ 이하가 중도금 대출 걱정이 없더라도 잔금 대출이 문제다. 입주 때 시세가 15억원 초과이면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한다. 과천에 2018년 이후 준공한 재건축 단지 전용 84㎡ 최근 실거래가격이 15억5000만~19억3000만원이어서 과천지식정보타운 전용 84㎡ 이상이면 시세가 15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보다 비싼 전셋값 대출을 받지 못하더라도 잔금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전세다. 과천 도심 재건축 단지의 전셋값이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보다 훨씬 비싸다. 분양가가 8억원인 84㎡가 10억원까지 계약됐다.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포함해 분양가를 모두 치르고도 2억원 이상 남는다.
그런데 분양받은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다간 나중에 팔 때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이어서 입주 후 7년 지나 팔 수 있다. 1주택자는 2년 이상 거주해야 9억원까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양도세가 나오는 9억원 초과분은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56%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다.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요건이 없다가 내년부터 추가된다.
분양가 8억원인 전용 84㎡ 입주 후 7년 뒤 전매제한이 풀렸을 때 25억원에 파는 것으로 양도세를 계산해 보면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이 최대 4억원 넘게 차이 난다.
▲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7년간 거주하면 9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장기보유특별공제 56% 적용을 받아 양도세가 1억6500만원이다. 매도가격에서 분양가를 뺀 양도차익 17억원에서 세금을 제외한 15억3000여만원이 남는다.
전혀 거주하지 않으면 9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없고 7년 보유에 대해 14%의 장기보유특별공제만 있다. 양도세가 5억9000여만원이다. 과세표준(세금 계산 금액)이 10억원이 넘어 내년부터 3%포인트 상향조정되는 최고 세율 45%를 적용받는다. 양도차익의 3분의 1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11억여원이 남는다.
김종필 세무사는 "양도세에서 거주 요건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거주하지 않으면 로또가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