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폭 확대하기로 한 사전청약 기회가 유주택자에게도 돌아간다. 현행 사전청약 제도는 무주택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25일 국토부는 “공공택지 민영주택 사전청약 대상에 85㎡(이하 전용면적) 초과 중대형 주택형을 포함하고 현재와 같은 청약자격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공공택지 공공분양에 국한된 사전청약을 공공택지 민영주택과 도심 공공주택으로 넓히기로 했다. 민영주택 참여로 주택형이 커지고 다양한 민간건설사 브랜드가 공급돼 주택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
국토부 조사 결과 지난해 분양한 공공분양 중 가장 큰 주택형인 85㎡가 전체 공급량의 4.2%에 불과했지만 민영주택은 85㎡와 초과 물량이 16.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분양 물량엔 85㎡ 초과가 없다.
앞으로 공공택지 민영주택 사전청약 물량으로 40~50평대의 대형건설사 인기 브랜드인 래미안·자이·힐스테이트 등이 나오는 것이다.
▲ 1차 사전청약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계양에서도 내년 민영주택 사전청약 물량이 나올 계획이다. 사진은 인천계양 개발 예정지.
85㎡ 초과 절반씩 가점제·추첨제
공공택지 민영주택 사전청약 분양방식은 현행 민영주택 청약과 같다. 85㎡ 이하는 전량 무주택자에게 가점제로, 85㎡ 초과가 절반씩 가점제와 추첨제로 분양한다. 추첨제에 유주택자가 신청할 수 있다.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시작일부터 6개월 이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1주택자면 된다.
하지만 1주택자 물량이 많지 않다. 추첨제의 75%가 무주택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25%가 1주택자 몫이다.
사전청약에 민영주택이 포함되면서 청약 가능한 통장이 청약예금·부금으로 늘어난다. 청약예금·부금은 민영주택에만 청약자격이 주어져 공공분양으로 제한된 현재의 사전청약에선 무주택자여도 청약할 수 없었다.
이월무 미드미네트웍스 대표는 “사전청약 확대로 청약예금·부금 가입자만이 아니라 1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게 돼 사전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별공급 감소로 '2030' 당첨 확률 낮아져
공공택지 민영주택 사전청약 물량 배분과 청약규제가 기존 공공분양 사전청약과 일부 달라지기 때문의 유의해야 한다. 85㎡ 이하에서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는 일반공급 비중이 늘어난다. 42%다. 공공분양에서 일반공급 비율이 15%였다.
특별공급 비율이 그만큼 줄면서 ‘2030’(20~30대)의 민영주택 사전청약 당첨 확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30이 많이 청약하는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이 35%(각 20%, 15%)다. 공공분양은 신혼부부 30%, 생애최초 25% 등 55%였다.
민영주택 사전청약에 당첨되면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다. 대신 사전청약 당첨을 포기하면 청약통장이 부활해 쓸 수 있다.
공공분양 사전청약에선 당첨된 뒤에도 청약통장 자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 시행자의 예측 가능성과 사업 안정성 확보를 위해 청약통장 사용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올해 하반기 6000가구를 포함해 내년까지 2만가구가 넘는 민영주택을 사전청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검단·고양장항·양주회천·오산세교·성남금토 등과 1차 사전청약에 나온 성남복정1·인천계양·남양주진접2 등이다.
도심 공공주택 모든 통장 추첨제
한편 정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청약할 도심 공공주택 물량에 85㎡ 초과를 포함할지 정하지 않았다. 도심 공공주택은 공공분양이지만 일반공급 물량의 30%를 청약예금·부금을 비롯한 전체 통장 가입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추첨으로 분양한다.
정부는 올해 지구지정이 가능한 증산4·수색14 등 13곳(1만9000가구)이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청약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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