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매매시장은 한 아파트의 매매 가격 때문에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송도 최대 단지인 더샾송도마라나베이의 전용면적 84㎡(일반 34평형) 아파트가 넉 달전 거래가(올 4월, 11억4000만원)보다 절반 가까이(43%)나 낮은 6억 5000만원에 지난 1일 거래된 것으로 국토교통부에 신고됐기 때문이다.
이 가격은 이 평형의 일반 분양가(평당 2200만원, 7억원대)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매수심리 및 매수여력이 떨어지면서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급매물만 거래되기는 하지만 이 같은 '단기 급락폭'은 유례를 찾기 힘든 '역대급'이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이 거래를 두고 "가족 간 거래 아니냐?",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런 급락?" 등의 궁금증이 쏟아졌다. 하지만 해당 거래는 중개업소를 통한 정상 거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에서 영업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같은 평형 급매물이 현재 7억5000만원에 나왔는데 안 팔리고 있다"며 "진짜 급한 집주인이 '급급매'로 처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지난 4월 11억 4000만원에 사들인 집주인은 잠이 안 올 것 같다"며 "정말 이렇게 갑자기 싸늘하게 시장이 식을 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지금 나와 있는 매물 중에는 매도호가가 15억원인 집까지 있다.
▲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송도 국제도시. 함종선 기자
송도 부동산 매매시장에서는 이 거래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더샾송도마리나베이는 3100가구로 송도에서 제일 단지 규모가 크고 2020년에 입주한 새 아파트이기 때문에 이 거래가가 송도의 '거래 기준'이 돼 앞으로 더 거래가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최근에 송도 아파트를 분양 받은 사람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6억원대 거래가는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의 분양가를 훨씬 밑도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GS건설이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의 경우 전용84㎡ 10층 이상의 분양가가 9억원을 훌쩍 넘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늘 6억원대 거래 소식을 듣고 자신이 최근 분양 받은 새 아파트가 분양가 밑으로 떨어져 이른바 '마이너스 피'가 붙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전화도 왔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송도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올 2월 분양한 송도럭스오션SK뷰 아파트는 1순위에서 미달 된 후 '줍줍(청약 시 아무 조건이 필요 없는 조건, 줍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의미)'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을 최근까지 5번이나 진행했는데 아직도 집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내년 이후 새 입주 물량이 많은 것도 송도 아파트 시장엔 악재다. 내년에는 4287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하고 후년에는 4241가구가 입주한다.
하지만 내년 삼성바이오 4공장 준공, 후년 SK바이오사이언스 입주 등에 따른 아파트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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