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월세를 찾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더 많아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100.1로, 한 달 전(98.3)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위로 올라간 것은 지난해 11월(102.5) 이후 처음이다. 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월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강북권역인 서북권(110)과 동북권(102.1) 지수가 100을 넘겼다.
아파트값이 비싼 동남권(94.9)을 비롯해 도심권(96.6), 서남권(98.9)은 지수가 평균 이하였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월 87.7로 지난해 11월(100.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적혀 있는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가격표. 뉴스1
월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주요 원인은 금리 인상이다.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가파르게 뛰면서 전셋집에서 월세나 준전세(보증부 월세)로 밀려난 세입자가 늘어났다.
은행권 전세대출 금리는 최근 5~6%대로 치솟으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4.3%(7월 기준)를 넘어섰다. 1억원을 대출받아 내는 연간 이자(500만~600만원)가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릴 때 지불하는 1년 치 월세(430만원)보다 비싸다는 얘기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세 가격은 오름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셋값은 한 달 전보다 0.12% 상승했다. 2019년 8월부터 37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노원구(0.31%)와 동대문·마포구(0.3%), 강북·도봉구(0.26%)에서 많이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 4월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80만원에 거래된 아파트였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을 보면 지난 8월 126만2000원으로 2년 전(111만9000원)보다 14만3000원 상승했다. 구별로는 강남구(251만2000원)의 평균 월세가 가장 비쌌고 서초구(194만7000원), 용산구(191만1000원), 성동구(183만3000원), 광진구(155만8000원), 송파구(152만2000원) 순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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