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서비스

금융

부동산 메뉴

대출금리 8% 시대…잔금 못낸 ‘악성 미분양’ 24% 급증
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가 완공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신모(35·서울 광장동)씨는 집을 비워놓고 있다. 잔금을 치르지 못해 소유권 이전 등기도 못했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며 그는 5억5000만원의 빚을 졌다. 중도금(4억8000만원)과 계약금(1억6000만원)을 내기 위해 신용대출까지 동원했다.

올해 초만 해도 매달 갚아야 할 이자는 150만원 정도였지만 몇 달 새 이자 부담은 한 달에 100만원 더 늘었다. 그는 “3년만 참으면 억대의 시세차익과 함께 새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으니 합리적인 투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지는 이자 부담에 당장 잔금(1억6000만원)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는 “월세 수요는 많은데 목돈이 필요해 전세를 놓으려다 보니 고민만 커진다”고 말했다.

치솟는 대출에 휘어진 대출자의 허리가 끊어질 지경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평균 6%대로 올라선 은행권 대출금리는 8%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이들은 대출을 발판 삼아 집을 산 ‘영끌족’(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은 이들)이다.
 

▲ 한 시민이 12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은행 담보대출 금리 안내 문구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1]


올해 초만 해도 연 3.7% 수준이었던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변동, 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4.4~6.848%까지 올랐다. 예컨대 9억원짜리 집을 사면서 5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이자 부담이 올해 들어서만 월 154만원에서 28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대개 아파트 가격(분양가)의 20% 수준인 계약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만큼 준공이 다가올수록 자금 마련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개 새 아파트는 계약 시 20%,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에 중도금으로 60%, 완공 후 잔금 20%를 내면 입주할 수 있다.
 

만약 이미 대출 한도만큼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면 잔금 마련이 쉽지 않다.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연 7%를 웃돈다. 뛰는 금리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서 미분양 아파트는 물론이고 아파트를 다 짓고도 비어 있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8월 말 기준)는 3만2722가구다. 지난해 11월(1만4000가구)과 비교해 9개월 사이 1.3배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5012가구로, 같은 기간 3배 증가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개 완공 후 잔금이 부족하면 전세를 놔서 자금을 확보해 등기부터 하는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오르니 세입자가 차라리 월세를 찾는 상황이라 악성 미분양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주요뉴스

더보기

    부동산 이슈보기

    베스트토론

    더보기

      부동산 토론 이슈보기

      서비스 이용정보

      Daum부동산은 제휴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와 기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제휴 업체의 매물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 및 이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