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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08건, 8개월 만에 최다…“미국발 고금리 끝나야 회복 기대”
지난 11일 부동산 중개업소 70여 곳이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상가.

상담을 끝낸 A중개업소 이모(55) 실장은 고객이 나가자 “4~5단지 33평 매물이 17억원대에 나오면 사겠다며 연락처를 두고 갔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매매 건수가 22건이었다. 지난해 전체 거래량(76건)의 29%가 한 달 만에 팔린 것이다.

연초 15억3000만원까지 내려갔던 84㎡(이하 전용면적) 실거래가는 최근 17억5000만~18억원으로 반등했다. 이 실장은 “2월 들어 10건가량 팔리면서 급매물은 다 나가고 매도 호가가 1억원쯤 올랐다”고 말했다.

꽁꽁 얼어붙었던 서울 아파트 시장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동안 멈춰 있던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단지가 나온다. 이런 흐름이 시장 분위기가 반전하는 신호탄이 될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관심이 쏠린다.
 

▲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경. 뉴스1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1108건으로, 전월(836건)보다 32.5% 늘었다. 지난해 5월(1738건)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559건까지 내려앉은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신고 기한이 2주가량 남아 있기 때문에 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격 하락 폭이 컸던 강남권 일부 아파트값도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억~24억원대에 거래되던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84㎡ 분양권은 지난달 말 이후 25억~26억원에 팔렸다.

경매 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44%로 한 달 전보다 26.1%포인트 올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전달(76.5%)보다 오른 78.7%였다. 응찰자 수도 늘었다.

10억6777만원에 낙찰된 양천구 목동 ‘목동한신청구’ 84㎡에는 45명이 몰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차례 유찰된 아파트가 소진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정책 리스크(위험)가 완화된 점이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규제를 한꺼번에 푼 데다, 금리 상승 공포가 지난해보다 옅어지면서 일부 수요자가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부동산 시장의 바닥을 논하기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낙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집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37주 연속 약세다. 내리막을 타는 전셋값도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2.32% 내렸다. 역전세난과 새 아파트의 낮은 입주율도 시장이 침체한 방증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79.2%로 한 달 새 1%포인트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시장은 바닥을 친 게 아니라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며 “막힌 거래에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서 아직 살얼음판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장이 반등하려면 급매물 소진 후 호가를 올린 매물에 추격 매수세가 붙어야 하는데 무주택 실수요자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상황이 아니다”며 “미국발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는 신호가 나와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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