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1~3월) 들어 30대가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 여파로 줄었지만, 정부의 1·3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과 금리 안정세 등에 힘입어 다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에 따르면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 8만8104건 가운데 30대는 2만3431건으로 26.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22.2%)보다 4.4%포인트 높은 것으로,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또 30대의 아파트 매입은 40대(2만2575건)를 앞질렀다. 앞서 40대를 앞지른 경우는 앞서 2021년 3분기로 이때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20·30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섰던 때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최근 안정세에 들어선 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 연 4%대의 고정금리로 운영되는 상품이다.
최근 주택금융공사(HF)는 지난 1월 출시한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동결해 연 4.15~4.45%(일반형), 우대형은 4.05~4.35%를 유지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40대에도 일부 영향을 미쳐 1분기 전국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은 25.6%로 작년 4분기(24.3%)보다 소폭 상승했다.
앞서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높여주고, 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대책 이후 일부 30~40대가 수도권 중소형 주택의 급매물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여력이 높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로 한정해도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아졌다. 1분기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0.9%(전체 6681건 중 2063건)로 지난해 1분기(32.3%) 이후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 4분기(22.7%)보다 8%포인트 올랐다.
30대 ‘영끌족’은 2020년 이후 집값 상승기에 40대를 앞지르며 서울 아파트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10월(22.3%) 비중이 급감했다. 그러다 지난 1월 26.3%에 이어 3월 32.7%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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