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서비스

금융

부동산 메뉴

1억원 안팎 소형 전원주택 불티
“국민소득 1만 달러가 넘으면 물을 골라 마시고, 2만 달러가 넘으면 거주지를 가린다.”

요즘 전원주택 관련 업자들을 만나다보면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주말주택 수요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함께다.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국민 소비생활에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생수는 부자들이 주로 마시던 음료였다. 정부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생수 판매를 금지했다. 당시 한 대선 후보의 선거 공약집에 '생수 시판 금지' 내용이 포함됐을 정도다.

1994년 생수 판매가 허용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생수가 상류층만 마시던 고급 음료에서 일반인도 즐기는 음료로 대중화된 것이다.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6000억 원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있다.

국내에서 생수 판매가 허용된 지 정확히 1년만인 1995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돌파했다. '국민소득 1만 달러가 넘으면 물을 가려 마신다'는 말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주춤하긴 했지만 2007년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2만 달러로 올라섰다. 그런 뒤 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국민소득이 1만7000달러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2만 달러를 회복했다.

그 사이 주택시장도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주구장창 오를 것만 같았던 아파트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 '양(크기)' 중심의 아파트에서 '질' 위주의 단독주택으로 주택시장의 무게 중심축이 이동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염증이 난 중산층이 전원주택을 찾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여기에다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주5일 근무제는 불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월요일 아침에서 금요일 오후까지 평일은 직장이 있는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늘어난 나머지 주말 이틀(3박 4일)은 시골의 한적한 전원주택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다. 수도권에 전원주택 한 채(145㎡ 기준)를 마련하려면 적어도 3∼4억원은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전 재산이 달랑 아파트 한 채 뿐인 중산층에게는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미니 주말별장 주택이다. 미니 주말별장은 대지면적 330∼500㎡, 건축 연면적 33∼50㎡, 가구당 1억원 안팎의 소형 전원주택을 말한다. 비용부담이 적다 보니 호주머니가 가벼운 중산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규모가 큰 전원주택은 잘 팔릴지 않지만 소형 전원주택은 분양 속도가 빠른 것만 봐도 미니별장의 인기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대형 전원주택(건축 연면적 115∼148㎡, 가구당 3∼10억원 선)이 주류를 이뤘던 5∼6년 전과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원주택은 부유층의 전유물로 통했다.

하지만 요즘엔 얘기가 다르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중산층을 중심으로 미니 주말별장(건축 연면적 33∼50㎡, 가구당 1억원 안팎)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소형 전원주택의 수요가 갑자기 증가한데는 본격적인 전원생활에 앞서 전원생활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 최근 치밀한 계획 없이 덜컥 도시를 떠나 전원에 살다가 정착에 실패한 뒤 유턴(u-turn)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때 욕심을 내서 집을 크게 지은 사람은 그만큼 비용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전원주택은 일단 완공된 시점부터 감가상각이 발생하기 때문에 처분할 때 제값을 다 받기가 어렵다. 게다가 전원주택은 덩치가 크면 클수록 환금성까지 떨어진다.

이에 비해 소형은 전원생활 적응에 실패해 도시로 되돌아 올 때 비용 손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소형 주택은 건축비가 대형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미니 주말별장은 전원생활에 단계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원주택 부지를 미리 구입해 놓은 상태에서 여건이 아직 맞지 않아 집을 짓지 못한 수요자가 전원생활 연습을 겸한 주말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미니 주택을 짓는 것이다.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당장 예산은 없는 사람들도 미니 별장주택을 많이 찾는다.

10여년 생수가 고급 음료에서 대중 음료로 일반화 됐듯이 전원주택도 부유층의 전유물에서 중산층의 필수품으로 슬슬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주요뉴스

더보기

    부동산 이슈보기

    베스트토론

    더보기

      부동산 토론 이슈보기

      서비스 이용정보

      Daum부동산은 제휴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와 기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제휴 업체의 매물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 및 이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