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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과 ‘관망’

 

부동산 8.2 대책 발표 이후, 향후 부동산 시세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온 국민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정책 발표 이후 정부와 시장의 관심사는 집 값 상승세가 멈추고 일부 과열 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지 여부인 것 같다. 실제 시장이 정부의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풍선효과나 예상치 못했던 변수 등이 나타나지 않는지 매일 매일 살얼음을 걷는 심정일 것이다.

일단 지금 현재 시장의 모습은 크게 두 가지다.

‘거래절벽’과 ‘관망’

과도하고 급진적인 규제로 인해 퇴로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나친 규제는 단기적으로 매매가격이 조정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매매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일단 관망해 보자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는 다수는 매도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데 어떻게 매도를 하느냐며 정부의 이번 대책을 꼬집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고민 해봐야 할 것이 있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말이다.

이번 대책으로 집값이 안정을 넘어 폭락을 하게 된다면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금융 시장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까? 집 값이 너무 높다고 하락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좋아질까?

얼핏 생각해보면, 현재의 수도권 집 값은 월급만 모아서 사기에는 너무 비싸다고 느껴질 만큼 높은 수준이다. 현재 보다 집 값이 하락해야 무주택자들도 집을 살 수 있고, 주거가 안정되어야 전체적인 사회시스템도 안정될 것이라 생각한다.

8.2 대책 발표 브리핑문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자가보유율 및 점유율은 60%를 밑도는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고, 공급은 늘고 있는데 자가보유율이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이고 이러한 내용이 8.2 정책의 추진배경이라고 밝혔다. 브리핑문의 뉘앙스로 보면, 자가 점유율이 60% 밖에 안되는 낮은 수준이고, 이를 더 끌어 올려 자가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지가 보인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이 했던 말을 다른 관점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가 점유율이 60%라는 말은 즉, 국민 절반이상이 자가 점유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아래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국토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가 비율이 60%이고, 전세는 17.4%, 월세는 22.7%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회 정의나 심정적으로는 집 값 하락이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집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면 이는 직접적으로 재산가치가 하락으로 이어져 60%의 사람들은 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값이 하락을 넘어 폭락으로 이어진다면 현재의 높은 전세가율에서는 깡통 전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로 인해 전세계약 만료 이후에도 전세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받게 되면서 전세 시장이 대혼란을 겪을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양상을 바로 잡겠다고는 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과열도 침체도 돼서는 안되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8.2 대책의 의도는 단기간에 극심하게 상승한 일부 지역만을 핀셋으로 가려내어 과열을 완화시키자는 것이지,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떨어 뜨리는 것이 의도는 아닐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얼어 붙으면, 취등록세, 양도세 등 세수가 줄어든다는 문제 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장 건설사의 경영난이 악화되어 건설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설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일용직 근로자 또는 서민인 경우가 많아, 이들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 하락은 GDP하락을 불러 일으킨다. 원론적으로 말해 주택가격 상승은 GDP를 상승시키는 요인은 아니지만, 주택가격상승으로 인한 자산효과가 종국에는 GDP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5억원이었던 아파트가 6억원으로 상승하면 사람들은 1억원을 벌었다고 느껴 결국 소비 씀씀이가 커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나 GDP상승에 기여한다. 반대의 경우 집 값이 하락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실제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에 언급한대로, 정부는 결코 집 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멈춰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권이든 집 값 하락을 원하지 않는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시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8.2대책 이후 후속 대책이 강하게 나온다 할지라도 그 목적이 단기 과열을 잡겠다는 것일 수는 있겠으나 집 값 하락이 목적일 수는 없다.

실거주로 내 집 마련을 생각하고 있는 어떤 사람은 현재 집 값이 지금 너무 비싸고, 고평가 되어 있기 때문에 집 값이 많이 하락하면 집을 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수요가 억제되더라도 공급물량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는 가정하게 성립되는 이론이다. 당장 부동산 규제로 인해 올 하반기부터 재건축 및 재개발에 의한 구도심 공급 속도는 떨어질 것이고 신규 인허가물량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급부족은 3~4년 후에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의 추가대책이 단기적인 효과만 볼 수 있는 수요억제 중심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공급대책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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