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처럼 부동산에도 10년 주기설이 있다. 196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158달러로 아프리카 가나보다 낮았다. 이 시기 대한민국 땅에 필요한 것은 개발과 성장이었다. 그로 인해 부동산 투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치솟았다. 이에 1970년대 말 박정희정부는 부동산 투기억제책을 내놓아 부동산 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전두환 정권을 거치면서 결국 또다시 집값이 폭등하자 1980년대 후반 노태우정부는 토지 공개념 도입, 양도세 비과세 축소 등 부동산 규제에 힘썼다. 10년 만이다.
1990년대 후반 IMF 시기 집권한 김대중정부는 경기 부양책으로 부동산 활성화를 추진했지만 투기 세력이 함께 따라왔다. 이에 2000년대 중반 노무현정권의 미션은 단연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이었다. 전세계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역대 정권 중 가장 높은 20%대 집값 상승률을 보이며 주택가격 안정화에는 실패했지만 노무현정권 때 도입한 다양한 부동산규제책은 문재인정부에서 재시도 되고 있다. 경제활성화, 주택시장 활성화를 추구한 이명박ᆞ박근혜정부를 거치며 주거안정화를 이룬 면도 있지만 전세대란, 집값 상승 등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2010년대 후반 이제 다시 부동산규제정책의 시대다.
부동산 10년 주기설처럼 부동산 시장은 항상 꿈틀거리고 변화한다. 이는 지구온난화 현상과 같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계절별, 요일별로 변화하는 날씨와 닮아있다. 이에 부동산을 날씨에 빗대어 부동산기상도로 엮어 보았다.
문재인정부는 지속적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적용 등 강경한 부동산규제책을 내고 있다. 더불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보유세 개편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유력한데, 비율을 올릴 경우 세율이 자동 인상돼 고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증세가 예상된다. 이는 다주택자에게 들려오는 흐린 소식이다. 이에 반면에 청년ᆞ신혼부부에게는 따스한 봄 햇살과 같은 맑은 소식이 전해진다. 국토교통부는 청년ᆞ신혼부부에게 시세의 70~85% 수준의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한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를 통해 무주택 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정부의 강남권 재개발 규제에 따른 반사효과로 화창한 봄날씨를 맞이하는 지역도 있다.바로 서울 강북 지역 재개발 아파트로 조합원 입주권 프리미엄이 3억원대를 넘었다. 상암 수색역 일대에 대한 개발 기대감과 인근 가재울뉴타운 가격 상승에 대한 동반상승으로 수색, 증산뉴타운의 입주권 가격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신길뉴타운도 조합원 분양가 대비 3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에 강북 재개발 아파트는 그야말로 프리미엄 로또라 할 수 있겠다. 이에 반해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로 이루어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하락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지구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준공되어 저렴한 보증금으로 제공돼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수요가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강남권 아파트의 부동산 날씨는 흐림이다.
맑은 소식을 하나 더 전하고자 한다. 정부가 발표한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까지 총 500곳에서 도시재생뉴딜을 시행할 예정이다. 청년들에게는 시세의 절반 이하로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지고, 영세 상인들에는 주변 임대료의 80% 이하로 최장 10년동안 임차할 수 있다. 지역주도로 이루어질 도시재생 뉴딜은 상생을 목표로 주거복지를 실현하고 지역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노무현정부에서 도입한 보유세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현 정부에서도 그 절차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려는 입장이다. 비록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강경책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활기는 다소 잦아들었지만 새로운 생명이 움트듯이 곳곳에서 희망찬 소식도 들려온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도 있듯이 이럴수록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꿈을 향해 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