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이 한 달에 두 번 꼴로 쏟아져서 전문가인 필자도 뭐가 뭔지 종잡을 수 없다. 조정지역 등 40여개로 나뉘어놓은 지역별 규제사항도 그것이 그것 같고, 그 중에 예외사항도 있어 집 두 채 가진 사람은 지금이라도 임대사업 등록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계속 쏟아진다.
두 채중 한 채를 팔았을 때 세금이 얼마인지를 계산해보고 등록을 하든지 버티든지 결정해야 한다. 팔고자 하는 집이 아직도 분양가 밑에 있어 세금이 없다면 임대사업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나중에 값이 오르면 어떡하느냐? 그리되었으면 좋으련만 쉽게 값이 오를 수 있을까?
대출은 완전히 짜깁기다. 2채는 대출이 안 된다고 했다가 작은 집 팔고 큰 집으로 바꿔 탈 때에는 예외로 해 줄 수 있다고 한다. 대출은 은행의 생명 줄이다. 생명 줄을 포기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예외사항이라고 모두 이유를 붙여 대출해주다보면 3주택인 당신도 받을 수가 있을 것이다.
공급계획은 이곳저곳 온 동네 잔칫집이요, 완전히 보충대다.
-중소택지지구 17곳, 3만5천 가구, 성동구치소, 개포동 등
-신도시 4-5곳 20만 가구, 광명, 하남, 고양 등
-중소택지 6만 5천 가구 지정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사이 330만㎡ 택지 4-5개소 지정
-2021년 8만 5천 가구, 2022년 10만 가구, 2025년 22만 5천 가구, 합 41만 가구
수도권 빈자리는 모두 아파트를 짓고, 그린벨트는 해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세월이다. 지금 서울은 집이 없어 값이 오르는데 공급할 주택은 2025년경 입주다. 지구지정하고, 짓고, 입주하려면 눈이 빠지도록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이 다 집을 가지면 좋지만 낙방하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대책과 공급전망이 이정도 나왔다면 앞으로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갈 길이 어둡기 때문에 잠시 주춤거리는 동안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나 그 후 다시 오를 수 있다. 집은 짓고자 하는 시기부터 입주까지 3-4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재테크 잘못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2025년 경 아파트 몇 십만 가구가 쏟아졌다고 가정하자. 그땐 인구가 줄어들어 들어갈 사람이 없고, 짓는 곳 모두가 서울 외곽지로서 인프라나 교통이 나빠 기피대상이 된다. 이럴 땐 미분양이 되거나 값이 떨어져 새 아파트를 외면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될 수 있다.
앞으로 주택시장은 그 귀추를 가늠하기 힘들다. 앞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은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지금은 잠시 쉬어가자. 길이 어두울 때는 밝기를 기다리거나, 쉬어가는 게 지혜다.
이미 꼭대기가 된 아파트 사기도 그렇고, 기존 아파트 샀다가 값이 내릴지 오를지 가늠하기도 힘들고, 2025년에 나오는 아파트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다. 또 아파트는 순조롭게 잘 지어질 수 있을까? 기다리게 해놓고 오지 않은 임이 될 수도 있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지금은 한 발 물러서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또 돈 5-6천 만 원 들고 전세 안고 집 사려는 사람들은 매물만 나오면 잡으려고 잠자리 눈을 하고 있다.
깊은 연못에 잘못 들어가면 생명을 잃게 된다. 부동산재테크에 실수를 하면 10년 공부 나무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미분양 함부로 잡지 말고, 기약 없는 재개발에 정주지 말자. 돈 벌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다 운이 따라주고, 기회가 내 편이 되어야 한다. 나물 먹고 물마시고 한 숨 주무시자.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각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돈이 어느 정도 소진이 되어야 한다. 지금 주택시장을 가지 못한 돈들이 귀신도 못 파가는 땅으로 오고 있으므로 토지시장은 때 아닌 경사를 만날 수 있다. 당신도 여윳돈이 있거든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를 찾아 토지에 돈을 묻어라.
사람은 가던 길만 가는 습성이 있다. 다니던 길에는 풀과 나무가 있지만, 안 다니던 길에는 꽃도 있고 새도 있다. 당신이 잘 하는 집 투자를 하려면 기다려야 하고, 안 하던 땅 투자를 하려면 지금이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