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옛 둔촌주공)’ 전용 84㎡ 입주권이 분양가보다 5억원 높은 가격에 팔렸다. 지난 1~2월 일반분양 과정에서 ‘미분양 우려’까지 나왔던 상황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 11일 18억원(19층)에 거래됐다. 이달 초 17억2000만원에 팔린 지 열흘도 안 돼 8000만원 오른 셈이다. 이 주택형의 일반분양가(12억3600만~13억2000만원)보다 5억원가량 높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위치가 좋은 1~3단지 A타입은 18억원대에, 뒤쪽에 있는 4단지는 17억원대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입주권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지어지는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로, 흔히 ‘조합원 물건’으로 불린다. 일반분양 당첨자가 얻은 분양권과는 다르다.
이 단지는 금리 인상발 부동산 침체로 지난해 12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3.7대 1이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업계에선 초기 계약률이 40%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향후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다.
▲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덕에 초기 계약률을 60%대로 끌어올렸고, 잔여 물량 899가구도 무순위 청약을 거쳐 ‘완판’됐다.
최근 올림픽파크 포레온 몸값이 오르는 것은 주변 송파·강동구의 인기 단지 집값이 반등세를 탄 덕분이다. 연초부터 비교 단지로 꼽히던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1월 1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 16억~16억5000만원에 팔렸다. 연초 16억~17억원대에 거래됐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이달 들어 19억원 전후에 계약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은 지난 8일부터 3주 연속 오름세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입주권과 달리 분양권 거래는 아직 없다. 지난 1·3 대책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1년(과밀억제권역)으로 줄면서 오는 12월부터 분양권을 팔 수 있다.
다만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만 실질적인 전매가 가능하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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