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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부터 충분히 가능
일전에 ‘재건축--재개발 소액투자의 요령’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한다고 홍보했을 때 어떤 중년 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소액투자라면 금액이 얼마나 되나요?”
“글쎄요. 적게는 3,000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까지?”
“아니, 1억 원이 소액이에요? 3,000만 원도 거액인데 1억 원이 소액이라니 웃기는 짬뽕이네요.”
“??”`

필자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전화를 끊고 나자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 부인 말도 일리는 있었다. 10억 원이 소액인 사람도 있고, 100만 원도 거액으로 생각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해서 부동산에서 소액투자란 과연 얼마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금액의 범위를 어느 정도 정해 놓아야 소액투자라고 권유해도 욕을 먹거나 상대방이 헷갈리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의 소액투자는 5,000만 원 내외가 적당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6,000만 원만 되어도 반올림하면 1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서울의 아파트 평당 값이 1,000만 원을 넘어 2억 원 이하짜리 아파트 구경하기가 힘든 상황이므로 2억 원의 4분1 값인 5,000만 원 정도라야 심리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소액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물론 이 기준은 필자 개인의 판단이므로 본인의 눈높이에 따라 낮거나 높아도 소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000만 원이면 마련하기가 전혀 불가능한 금액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액으로 주장해도 큰 무리가 없다. 40대의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면 절약을 통해서도 충분히 모을 수 있다. 30대의 직장 초년병들이라도 절약하고 재테크에 관심을 가진다면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종자돈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5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 5,000만 원으로 투자 가능한 부동산 물건이 있느냐의 문제이다. 지방의 토지라면 5,000만 원은 투자금으로 충분한 거액이 될 수 있고, <직장인을 위한 100% 성공 경매>의 저자는 25세 때 1년 간 모은 500만 원으로 경매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토지와 경매는 전문적인 식견을 요하고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수 있다.

초보자도 만만하게 덤벼들 수 있는 것은 주택인데, 과연 소액으로 어느 정도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주택이 있을 것인가. 다음의 두 가지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0대 후반의 A씨는 최근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한 지역의 다세대주택을 구입했다. 매매가가 1억 6,000만 원에 월세가 1,000만/60만 원짜리였다. 다세대주택은 대출이 70%까지 되므로 1억 원을 대출받아 구입할 수 있었다. 모자라는 돈 2,000만 원은 신용대출을 일으켜서 메웠다. 대출을 많이 끼고 구입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이지만 이 경우는 대출 이자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 대출 이자 60만 원은 매달 받는 월세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물건을 전세 7,000만 원과 대출 5,000만 원으로 구입했다면 투자금은 같을지라도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25만 원이나 됐을 것이다. A씨의 자기자본투자비율은 31.25%로 매우 낮지만 이 경우에는 부채 부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지렛대효과를 극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20대 후반의 N씨는 3,000만 원으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부동산 투자를 포기한 상태였다가 최근 역세권 신축 원룸을 구입했다. 더블 역세권이라 전월세 수요가 풍부한데다 역세권이 부도심으로 개발될 계획이어서 향후 지가 상승 압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대지 지분 3평 원룸의 매매가는 1억 1,000만 원. 그는 전세 5,000만 원과 대출 2,500만 원으로 원룸을 매입했다. 모자라는 돈은 부모로부터 빌렸다. 그는 2,3년이 지나면 시세 차익을 남기고 팔 계획이나 만약 여의치 않다면 월세로 전환해 임대수입을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별 망설임이 없었다.

소액으로도 투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적은 돈이라서 마땅한 물건 찾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발품을 팔고 정보 분석을 꼼꼼히 한다면 흘린 땀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주어질 것이다.

돈이 적다고 해서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거나 좀 더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자돈마저 까먹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부동산에 돈을 묻어두면 그 돈은 절대 도망가지 않지만,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왜 그렇게 쓸 일이 많이 생기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돈을 모으는 속도는 거북이인데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부동산의 가격은 토끼걸음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치솟는다. 그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부동산이 폭락하기만을 기다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일이다.

바둑을 중앙부터 먼저 두는 바보는 없다. 일본의 어느 바둑기사는 예외였지만 누구나 귀에서 시작해 변으로 나간 다음 중원으로 진출한다. 이를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 한다. 목표는 원대하더라도 시작은 작게 한다는 뜻이다.

종자돈을 누가 먼저 빨리 만드느냐에 따라 재테크의 운명은 결정된다. 지금 행복하고 나중에 불행할 것인가, 지금 불행하고 나중에 행복할 것인가. 노후는 금방 오지만 부는 금방 오지 않는다. 늙어서 돈이 없으면 건강하지도 말아야 한다. 돈 없는데도 건강하면 어떻게 될까? 배만 고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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