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 한 오피스텔 사업 현장은 지난 2022년 3월 브릿지론 대출로 6개월(만기) 내 토지매입과 인허가를 완료했으나 2년 동안 사업이 멈춰있었다. 공사비 급등으로 시공사를 찾지 못해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금액)는 353억원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장은 지난 7월 금융당국의 PF사업장 사업성 평가 후 재구조화를 통해 공매로 신규 사업자를 찾았다. 새 사업자는 오피스텔을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해 이달 중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고금리, 공사비 급등으로 멈춰있던 전국의 부동산 개발 사업장들이 재가동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전체 PF사업장 사업성 평가로 걸러낸 부실 사업장에 대한 정리 및 재구조화에 나서면서다.
금융당국은 경공매·상각 등으로 약 3만5000가구(호) 규모 주택공급을 되살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나머지 잔여 부실사업장 정리가 이뤄지면 추가로 약 10만4000가구 규모 주택공급 촉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부실 PF사업장 정리·재구조화로 주택공급 촉진
금융감독원은 19일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결과 및 정리·재구조화 현황'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금감원은 앞서 고금리, 공사비 상승, 건설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한 부동산PF 사업장이 부실화하자 직접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부동산PF 부실이 건설업을 비롯해 금융시장 뇌관으로 떠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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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지난 6월 PF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하고 6월부터 11월까지 모든 PF사업장을 대상으로 1·2차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집계된 PF 대출 규모는 총 210조4000억원(9월말 기준)으로, 이 중 10.9%인 22조9000억원이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으로 평가됐다.
새로운 평가기준 마련 전인 지난해 말 PF 대출액(23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총액은 줄었지만, 부실 우려 사업장 대출 규모는 약 9조원 대에서 약 23조원로 2.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재 1차 평가를 통해 걸러진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정리 등 사후작업을 추진 중이다. 정리·재구조화 대상은 20조9000억원(1차), 이중 현재 21.4%인 4조5000억원(10월 말 기준)이 작업 이행을 마쳐 사업재개 기틀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는 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을 통한 정리가 2조8000억원, 신규사업자 변경 후 사업구조를 바꾸는 등 재구조화가 1조700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특히 정리 및 재구조화가 완료된 사업장(4조5000억원)의 62%가 주거시설 관련 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2조8000억원 규모로 총 122개 사업장이 정리·재구조화됐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아파트 1만9000가구, 비아파트(주상복합·연립·다세대 등) 1만6000가구 등 총 3만5000가구의 주택공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에 제출한 사업계획대로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예상되는 주택공급 물량이다.
전체 정리·재구조화 대상(20조9000억원) 중 주거시설 관련 사업장은 10조9000억원 규모다. 남은 잔여사업장(8조1000억원) 정리가 원활히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아파트 5만6000가구, 비아파트 4만8000가구 규모 공급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약 10만4000가구 규모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은 "그간 공사가 멈춰있던 부실 PF사업장들이 경공매·재구조화 등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해 새로운 시행·시공자가 사업 재개에 나서고 있다"면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일조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건설 경기 하방 압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정리 등 계획이 제출된 규모는 4조8000억원으로 연내 총 9조3000억원 규모 사업장이 새롭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최근 브릿지론 대출 등 PF 신규대출 취급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건설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향후 PF 연착륙에 따른 사후관리가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이행실태를 매주 점검하고 신속한 경공매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등과 협의해 수요방안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30위권 건설사에 유동성 이슈 없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실 PF사업장 정리작업이 건설사나 시행사 등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부실 우려가 있는 PF대출 22조9000억원 가운데 80%가량이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18조3000억원)로, 공사가 진행 중인 본PF 규모는 크지 않다고 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의·부실우려 여신 중 본PF는 4조6000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면서 "시공능력 순위 30위 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연내 유동성이 우려되는 곳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참여 중인 시행사도 매출 규모가 적은 영세업체로 PF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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